자녀를 대신해 아이를 기르는 황혼육아는 각종 관절질환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노인은 평균적으로 주당 5일, 하루 8시간 이상 육아를 담당한다. 직장인의 주당 근로시간은 40시간이지만, 황혼육아를 담당하는 노인들의 근로시간은 주당 47시간을 넘긴다.
장시간 육아를 전담하다보면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하루 3~4시간 이상 아이를 안고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손목, 어깨, 허리 등 관절이 있는 곳은 모두 손상되기 마련이다.
황혼육아로 가장 자주 호소하는 증상은 손목통증이다. 손목 위 힘줄이 붓거나 손목관절이 뻑뻑해져 욱신거리는 느낌이 든다.
손목 다음으로 많이 손상되는 부위는 어깨다. 황혼육아를 하다보면 어깨가 자주 결리고 찌릿하면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옆으로 누울 때 어깨통증이 심해지고 팔이 저리는 증상도 나타난다.
아이가 운다고 서둘러 들쳐 안다가 허리를 삐긋하기도 한다. 아이를 안을 땐 당황하지 말고 가급적 많은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 좋다. 들어올릴 때에는 무릎을 구부린 뒤 허리근육을 펴지 않은 상태에서 신체의 수직축과 가까이 들어야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아이를 돌보기 전에는 항상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를 통해 적당히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게 도움된다.
손목손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손목과 손등을 꺾는 스트레칭이 도움된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손목을 아래로 꺾은 뒤 손바닥쪽 팔근육과 팔꿈치 안쪽이 당겨지는 상태를 10~20초간 유지하고, 이를 2~3회 반복하면 된다.
벽의 모서리나 문틈에 기대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동작은 뭉친 어깨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된다.
허리를 삐끗한 경우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이후 무릎을 구부리고 누운 상태에서 엉덩이를 든 자세를 10초간 유지하는 운동을 10회 반보하면 허리통증 감소 및 근력강화에 도움된다.
강진영 국립교통재활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 운영) 재활의학과 교수는 “갑작스럽게 아이를 들어올리거나, 평소와 달리 특정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손상 부위가 계속 부을 땐 전문의와 상담한 뒤 운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