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극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족부백선, 이른바 무좀 환자는 덥고 습한 여름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17만7000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무좀의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 인원은 2009년 78만여명에서 2013년 83만여명으로 연평균 1.5%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진료비는 514억원에서 481억원으로 연평균 약 1.6%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진료비도약 6만6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연평균 3.1% 줄었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 진료인원은 전체 83만명 진료인원 중 40대 17만7000명(21%)으로 가장 많았으며 50대가 17만1000명(21%), 30대 14만명(17%), 60대가 10만5000명(13%)으로 뒤를 이었다.
무좀은 전반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이가 많아지면 면역력이 감소해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60대가 2454명, 70대는 2453명, 50대 2194명, 40대 2025명, 30대 1736명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에서 남성 진료인원이 여성보다 다소 많았으며, 특히 10~30대 젊은층에서 차이가 크게 났다.
또 무좀 환자는 날이 더워지는 5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8월에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발병원인이 되는 세균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상적으로 지간형, 소수포형, 각화형으로 나뉜다. 지간형은 가장 흔한 형으로 주로 발가락 사이에 병변이 나타난다.
소수포형은 발바닥이나 발 옆에 소수포가 산재하는 형태로 병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 여름에 땀이 나면 악화되고 수포가 형성되면서 가려움이 심하다.
각화형은 발바닥 전체에 걸쳐 정상 피부색의 각질이 두꺼워지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진다. 만성적이고 치료가 잘 안되며 자각증상이 별로 없다. 이들 세 가지 형은 명확히 구별하기가 어렵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지간형이나 수포형이 나타나 심하게 긁으면 염증이나 2차감염을 유발한다.
피부사상균은 세계적으로 42종이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Trichophyton(T.) rubrum △T. mentagrophytes △T. violaceum △T. schoenleinii △T. verrucosum △T. tonsurans △Microsporm(M.) canis △M. ferrugineum △M. gypseum △M. audouinii △Epidermophyton(E.) floccosum 등 11종이 확인됐다.
족부백선은 가장 흔한 형태로 전체 백선의 30~40%를 차지한다. 원인 진균은 T. rubrum이 가장 많고 T. mentagropytes나 E. floccosum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항진균제를 도포한다. 하지만 염증이나 2차감염이 있을 땐 이를 먼저 해결한 뒤 진균에 대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각질층이 두꺼워지는 각화형인 경우 각질용해제를 사용해 각질을 제거한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항진균제를 도포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땐 경구용 항진균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경구용 항진균제가 간 독성 등 문제를 일으켰지만 최근 출시된 약들은 간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문제 없이 복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피부사상균증은 바르는 약만으로 치료가 잘 되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족부백선의 경우 2차감염에 의해 봉와직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당뇨병 환자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조 교수는 “백선이 머리, 발톱, 손톱 등에 광범위하게 나타나 약을 바르기 어렵거나 자주 재발할 땐 경구용 항진균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진균 감염은 재발률이 높아 치료 후에도 항상 발을 깨끗이 관리하고 통풍이 잘 시켜 건조하게 유지하고, 신발을 자주 바꿔 신어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간요법으로 족부백선 치료를 위해 발을 빙초산에 담그는 자칫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