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세, 비만,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현대인의 척추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은 국민병으로 불릴 정도로 발생률이 높으며, 중·장년층은 물론 30~40대 젊은층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추간판(디스크)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를 움직이게 해주는 중요한 조직이다. 추간판 내부엔 수분이 많고 탄력성이 높은 조직인 수핵이 잡고 있다. 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의 띠를 섬유륜이라고 한다.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고 표현되는 허리디스크는 추간판 내부의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뒤쪽으로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요통과 하지통증이 나타난다. 디스크 초기에는 섬유륜이 손상되면서 심한 요통이 생기고, 섬유륜이 아예 탈출할 경우 하지 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질환 초기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만으로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비수술치료나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엔 수술이나 큰 절개없이 고주파로 빠져나온 수핵을 제거해 통증을 줄여주는 고주파수핵성형술이 자주 시행되고 있다.
이준호 강북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고주파수핵성형술은 추간판에 주사바늘을 삽입한 뒤 고주파를 이용해 빠져나온 수핵을 태워 제거한다”며 “국소마취 후 디스크 안쪽에 가는 관을 삽입하고, 디스크 안쪽부터 부풀어 오른 조직을 고주파로 축소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 척추센터 연구팀이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고주파수핵성형술을 시행한 뒤 예후를 분석한 결과 다른 시술법에 비해 통증 및 재발 감소 효과가 우수했다. 시술이 끝나는 시점에서 다리통증이 호전됐고, 통증 재발 정도도 낮았다.
하지만 모든 척추질환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디스크가 완전히 터져 떨어져 나온 상태이거나, 디스크 팽창이 아닌 인대나 주위 뼈 조직의 과대증식에 의한 척추관협착증인 경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소장은 “신체 근력이 떨어진 상태이거나 비수술치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은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비수술 치료만으로 호전 가능한 환자를 세심하게 선별하면 상당수가 수술을 피하고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