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포근해진 날씨에 인근 공원과 산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화창한 날씨와 흐드러진 봄꽃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한 때를 즐기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된다. 하지만 봄철 알레르기성 비염은 이런 행복을 망치는 주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2008년터 5년간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연평균 4.8% 증가했으며, 특히 환자의 40%가 3~4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치료를 미루면 코점막의 염증이 심해지고 축농증, 중이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지속적으로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어 치아의 부정교합이 발생하고, 치아가 들쑥날쑥해져 아래 치아가 위 치아를 덮는 주걱턱 또는 반대인 무턱이 되는 아데노이드형 얼굴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는 완치보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김대영 부산부민병원 호흡기내과장은 “알레르기성 비염은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치료나 면역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재발 위험이 높아 완치는 어렵다”며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약물치료에 힘쓰고, 평소 생활습관을 바꿔 저녁형 인간보다는 아침형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염 증상은 대부분 아침에 심해졌다가 점심 이후 완화되기 때문에 아침 식사 후, 저녁 식사 후, 취짐 전에 약물을 복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늦잠을 자거나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약물 복용 시간을 지키지 못해 증상이 악화될 때가 많다.
천식이 동반되지 않은 비염 환자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한 맨손체조 등을 하면 밤 동안 쌓였던 코 속 분비물이 빠져나가는 데 도움된다.
아침형 인간은 꽃가루를 주의해야 한다. 꽃가루는 주로 새벽 시간에 방출돼 오전까지 공기 중에 떠다닌다. 꽃가루 농도가 가장 높은 오전 6~10시 사이에는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또 봄철엔 집안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기보다는 가급적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하루 3번 이상 청소기를 돌려줘야 한다.
김 과장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알레르기 유발 인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고 집안 실내온도는 10~15도, 실내습도는 40~50%를 유지하면 된다”며 “따뜻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비염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