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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성인용 구역·구토억제제 ‘에멘드’, 소아암 환자에도 효과적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4-17 15:38:24
  • 수정 2015-05-06 1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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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단세트론 병용시, 단독 사용군 대비 구토 예방 비율 2배 높아

강형진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교수

성인 암환자 항암치료시 사용하는 구역·구토억제제 ‘에멘드(성분명 아프레피탄트, aprepitant)’가 소아암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임상 근거가 부족해 에멘드를 쓸 수 없었던 소아암 환자의 불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형진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교수팀은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소아암 환자에 대한 ‘에멘드’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분석한 무작위배정 비교 3상 임상시험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생후 6개월~17세 소아암 환자 중 비교군은 에멘드와 기존 항구토제인 ‘온단세트론(ondansetron)’, 대조군은 온단세트론만을 복용케 한 뒤 항암치료를 실시한 결과 구토 예방 비율이 비교군은 51%, 대조군은 26%로 두 배 가까이 차이났다.

구역·구토는 항암제 치료시 환자가 겪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로 세로토닌과 P물질로 인해 발생한다. 두 가지 신경기전을 억제해야 항암제 투여 후 구역·구토를 예방할 수 있다.

이 중 세로토닌 기전을 막는 온단세트론 등은 1990대에 개발돼 소아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에멘드의 경우 소아에게 사용할 수 없었다.
제약사들이 좋은 약을 개발해도 소아를 대상으로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약자인 소아를 임상시험 대상으로 삼는 게 비윤리적이라는 인식이 널리 펴져있고 환자 수가 적은 소아용 의약품은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단위 임상시험이나 경험을 통해서만 소아에게 약제를 사용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사가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면 해당 신약의 특허기간을 연장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허기간이 늘어난 만큼 다른 회사는 복제약을 만들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시장성이 낮은 소아 환자도 효과적인 약을 경험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약회사에게는 특허기간 연장을 통해 경제성을 보장해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4월호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임상종양학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로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인용지수가 24.725이다. 여기에 논문이 실리면 의학적인 치료 방침이 바뀌는 등 전세계 의료 종사자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강형진 교수는 “소아 임상시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국내 의료진이 주도한 소아 대상 연구 중 처음으로 영향력지수가 높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고 말했다. 
리처드 그랄라(Richard Gralla)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대(Albert Einstein)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소아에서 수준 높은 임상 근거를 창출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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