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할 때 소장에 직접 약물을 주입, 장 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줄인 ‘설사약을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ℓ나 되는 설사약을 힘들게 복용하거나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에비스나무병원이 최근 이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은 환자 162명에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점 만점에 9.39점으로 일반 대장내시경을 받은 경우보다 높았다. 향후 같은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9.31점, 이 방법을 주변에 추천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9.34점이었다. 점수가 10점에 가까울수록 의향이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을 경험해 본 그룹은 설사약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한 만족도가 9.49점, 경험이 없는 그룹에서는 9.23점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장은 “대장내시경을 받았던 환자의 대부분이 장세정제 복용 후 불편함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을 받을 때 무엇이 불편했나’(복수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장세정제의 양이 많아 복용이 힘들다’라는 답변이 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세정제의 맛이 불쾌하다’(54.7%), ‘장세정제 복용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불편하다’(15.1%), 기타(5.7%) 순으로 나타났다.
장세정제는 대장내시경 전 장을 비우기 위해 설사를 유도하는 약물이다. 문제는 이를 복용한 환자의 상당수가 각종 부작용을 호소한다는 점이다. 한 대학병원이 장 세정제를 복용한 환자 48명을 조사한 결과 98%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을 호소했다.
반면 새 대장내시경 방법은 이같은 단점을 개선했다. 설사약을 구강으로 복용할 필요가 없고 준비 시간도 줄었다. 일반적으로 장세정제를 복용한 뒤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면 장세정제 복용 뒤 최소 5시간이 지나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장을 비운 후에야 다음날 아침에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장에 직접 장세척제를 투입하면 장세정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고, 다음날 오전 내에 대장내시경검사가 끝난다.
장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새 대장내시경 방법은 환자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에비스나무병원이 2010년 처음 시행한 이후 병원급에서 벤치마킹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여러 의원급에서도 시행 중이다.
설사약을 소장에 직접 주입하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일반 대장내시경처럼 식품의약품 허가를 받은 장세정만 사용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홍 병원장은 “새 대장내시경 방법은 4ℓ의 장세정제를 마시기 힘든 환자, 장세정제를 먹고 구토를 일으켜 내시경검사를 포기한 환자 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환자는 약 복용의 번거로움 없이 물만 2ℓ 정도 마시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