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뱃살을 빼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뱃살 때문에 허리둘레가 엉덩이둘레보다 넓으면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서상원·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강미라·신희영 건강의학본부 교수, 김창수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복부비만이 대뇌피질 두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를 찾은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갖고 있는 45세 이상 수진자 17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뇌를 3차원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뒤 허리·엉덩이둘레 비율(Waist-Hip Ratio, WHR)과 대뇌피질의 변화를 측정해 상관관계를 밝혔다.
남성(887명)의 경우 WHR 값이 큰 복부비만인 사람에서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이 관측된 반면 여성(890명)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남성 수진자의 평균 나이는 64.9세로,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눴을 때 값은 0.937이었다. 이들 수진자를 WHR 값에 따라 평균치인 0.94~0.96군(312명)과 0.89 이하군(93명), 0.90~0.91군(117명), 0.92~0.93군(188명), 0.97~0.98(109명), 0.99 이상군(68명)으로 구분한 뒤 대뇌피질의 두께를 관찰했다.
대뇌피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흡엽력, 주량, 당뇨병 유무 등 여러 요소를 감안했을 때 WHR 값이 0.99 이상인 군은 평균치 군(0.94~0.96)에 비해 대뇌피질 두께가 0.338 10㎜ 가량 감소했다.
연구팀은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한 부위가 뇌의 CEO(최고경영자) 역할을 하는 전두엽 부분이라는 점에서 남성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상원 교수는 “균형잡힌 몸매가 다른 질환은 물론 치매 예방에도 도움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건강한 노년을 원하는 남성들이 명심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 국제학술지(Alzheimer Disease and Associated Disorder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