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트임만으론 눈밑 피부 내리는 강아지상 만들기 어려워, 밑트임 병행해야 … 노인성 안검외반 등 유발할 우려
눈성형 하면 쌍꺼풀수술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나 최근엔 이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쌍꺼풀수술은 흔히 ‘쌍수’로 불리며 대중화된지 오래다. 한국 여성은 유전적으로 10명 중 3명꼴로 쌍꺼풀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인 여성은 대부분 쌍꺼풀을 갖고 있다. 이렇다보니 쌍꺼풀만으론 ‘차별화되지 못한다’고 여겨 트임수술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아이유, 걸스데이 유라 등 청순하고 귀여운 여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면서 이같은 이미지를 원하는 사람들은 관심을 갖게 된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게 뒤트임·밑트임 수술이다. 눈이 길고 커 보이게 만들뿐만 아니라 순한 인상을 만들어 젊은 여성들이 선호한다.
뒤트임수술이 처음 시작된 것은 앞트임 수술이 유행한 20여 년 전으로 본다. 쌍꺼풀이 없는 북방계의 눈 크기는 서양인에 비하면 짧은 편이다. 더구나 얼굴형이 넓어 눈의 좌우 길이는 더 짧아보일 수밖에 없다. 심미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게 뒤트임수술이다.
눈꼬리를 절개해 눈의 좌우 길이를 길게 보이게 만든다. 바깥쪽 흰자위가 좁은 눈의 눈꼬리를 절개, 눈가 바깥 피부와 안쪽의 결막을 봉합해 눈꼬리를 벌려놓는 것이다.
뒤트임수술을 받으려는 사람은 ‘눈꼬리를 많이 절개할수록 수술결과가 좋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눈꼬리 절개는 안와뼈까지가 최대 범위다. 안와뼈보다 길게 절개하면 눈의 흰자위가 보이는 게 아니라 붉은 속살이 보여 흉해질 수 있다. 또 절개한 눈꼬리 부분에는 속눈썹이 자라지 않는다. 절개선이 너무 길면 이런 부분이 어색하게 보이기 십상이다. 이같은 이유로 뒤트임의 절개 범위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또 ‘AS 요구’가 많은 수술로 꼽히기도 한다. 절개한 눈꼬리 부분이 다시 붙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눈가의 바깥쪽과 안와뼈 사이에는 외안각인대가 단단하게 고정돼 있다. 실제로 눈꼬리를 절개하더라도 이 인대가 잡아당기는 상태라면 절개선이 쉽게 위아래로 벌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절개 상처는 아물면서 서로 달라붙으려는 자연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아래 눈꺼풀이 처지거나 뒤집어지는 안검외반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뒤트임수술의 효과는 제한적이며, 앞트임의 효과보다도 미미하다고 보는 의사가 많은 이유다. 일부 의사 중에는 “뒤트임은 ‘영혼이 없는 의사’만 하는 수술”이라며 “정상적인 해부학 구조를 왜곡시키고, 기능을 파괴할 수 있어 절대 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적잖다.
뒤트임과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게 ‘밑트임수술’이다. 이는 눈매수술의 원리와 같다. 눈매수술과 밑트임수술은 눈꺼풀을 당겨서 눈구멍을 위아래로 크게 만드는 게 목표다.
눈매수술은 윗눈꺼풀의 상안검거근 건막을 접어서 봉합해 길이를 줄이고, 밑트임수술은 아래눈꺼풀의 근막초(Capsulopalpebral fascia)를 줄인다.
아래 눈꺼풀에는 상안검거근처럼 눈꺼풀을 당겨주는 별도의 근육은 없다. 하지만 근막초는 안구를 아래로 회전하게 하는 ‘하직근’에 연결돼 있다. 아래를 쳐다볼 때 하직근의 작용으로 근막초가 당겨지고 아래 눈꺼풀이 약간 아래로 향하며 시야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간혹 뒤트임으로만 순한 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뒤트임만으로는 절대 아래눈꺼풀이 강아지처럼 끌려 내려가지 않는다. 밑트임을 시행해야 눈꼬리 쪽의 아래 눈꺼풀이 아래로 끌려 내려가면서 흰자위가 드러나게 된다. 뒤트임수술을 한 뒤 병행하면 눈꼬리가 벌어지며 더욱 확실하게 흰자위가 보여진다. 다만 이들 수술을 병행하면 검은자위 아래에 흰눈자위가 드러나는 눈모양(흔히 삼백안)이 될 우려가 있다.
심미적인 효과 못잖게 눈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눈꺼풀이 안구와 잘 밀착하지 못한다는 것은 눈꺼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눈을 보호하는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눈꺼풀은 시야를 열고 눈구멍을 뜨는 운동기능뿐만 아니라 수면, 휴식 시 완전히 눈구멍을 닫는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눈꺼풀이 눈과 밀착돼야 눈물막이 유지되며 표면이 마르지 않는다.
더구나 아래 눈꺼풀은 나이가 들수록 조직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눈꺼풀이 내려앉거나 밖으로 뒤집히는 현상이 유발된다. 노인성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밑트임수술은 이같은 변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밑트임수술은 시작된 지 2~3년 정도로 당장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증상이 악화하며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밑트임은 뒤트임보다도 의사 양심을 저버린 더 나쁜 수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눈꺼풀의 해부학적 구조나 노인에서의 변화 등을 봤을 때 위험성이 충분히 예견된다. 더구나 이같은 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수술로 회복시키는 게 까다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