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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건 염색체 덕분? … 여성 수명 85.1세·남성 78.5세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3-30 16:39:30
  • 수정 2020-09-14 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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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스토스테론 분비, 뇌신경계 영향줘 스트레스 ↑ … 여성보다 모험적으로 사회적 위험요인도 높아

남성은 여성보다 사회적 활동이 많아 여러 위험요인에 노출돼 있으며,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테스토스테론이 수명 단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9988234’란 말이 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자(4, 死)는 뜻으로 건강하게 오래살자는 바람과 소망이 담겨져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3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81.94세이었으며 여성이 85.1세, 남성이 78.5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7년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71.3세에서 약 10세 이상 늘어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사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사회학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이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부터 남성은 여성보다 사회활동이 많아 교통사고 등 사고에 의한 사망 확률이 높다. 또 남성은 군인, 선원, 소방관, 경찰관 등 산업재해나 사고 위험이 큰 직업을 갖는 비율이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사망원인 중 3위는 예기치 못한 부상에 의한 것이었다. 여성은 6위였다. 남성은 여성보다 생물학적으로 뇌에서 책임과 위험도를 계산하는 부위인 전두엽 발달이 느린다. 이에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위험한 장난을 많이 하는 등 모험적인 행동을 많이 해 부상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남성은 음주나 흡연을 하는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다. 실제 흡연율은 한국 남성이 약 42%이며 여성은 약 6%로 추산한다. 흡연율이 높아 남성의 폐암 사망률이 높아진다. 폐암 이외에도 구강암, 위암, 간암, 방광암 등 각종 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정자는 22쌍의 상염색체와 성염색체인 X염색체 또는 Y염색체를 갖고 있다. 난자에는 22쌍의 상염색체와 X염색체만 지녔다. 여성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가 두 개인 XX형이다. 하나가 손상돼도 보완할 수 있지만 남성은 XY형으로 그렇지 못하다. Y염색체의 변이 가능성은 X염색체보다 3~6배 크다. 이에 남자들이 암, 선천적 결함, 감염병 등에 여성보다 취약하다. 게다가 X염색체에서 나오는 단백질들은 노화 속도를 더디게 하고, 회복 속도는 빨라지도록 도와준다. 2013년 히로카와 가추이쿠 일본 도쿄대 의대 교수 연구진이 20~90세 건강한 남녀 356명을 대상으로 혈중 면역세포와 이들이 분비하는 면역 단백질 양을 측정한 결과 남녀 모두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수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면역 단백질의 감소 속도가 빨랐으며, 인체를 보호하는 T세포와 항체를 분비하는 B세포의 감소율 속도도 빨랐다.

임대종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비타민E와 같이 항산화 작용을 하며 혈관을 보호하고 뼈 손실을 막는다”며 “여성은 초경을 시작해 폐경에 이를 때까지 여성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기간이 인생의 절반”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진정한 남성으로 성장하려면 테스토스테론이란 남성호르몬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이 호르몬의 생성과 유리는 뇌 호르몬 조절센터인 시상하부에서 직접 조절한다. 시상하부가 클수록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져 뇌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동물실험 결과, 어느 한 수컷이 그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면 시상하부가 눈에 띄게 커지며 지배권을 뺏긴 수컷의 시상하부는 쪼그라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로 시상하부가 줄어들면서 뇌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높아져 결국 수명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다. 

민경진 인하대 기초의과학부 교수진이 조선시대 남성의 거세와 수명 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 거세를 한 환관(내시)이 동시대 양반 및 왕족보다 약 14~19년 오래사는 것을 밝혀냈다. 조사된 81명의 환관 중 3명은 100세 이상까지 수명을 누리기도 했다. 

통계학적으로 태아의 성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약 2.5배 많다. 하지만 남자는 태아기 감염 및 충격에 취약해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또 뱃속에서 남자는 여자에 비해 천천히 신체가 발달한다. 이는 남자가 조산아나 미숙아가 될 가능성이 크고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2년 대한민국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비율)는 100.31명으로 나타났다.
10~4세는 106.26명, 5~9세는 107.30명, 10~14세는 109.49명, 15~19세는 112.42명, 20~24세는 113.40명 등으로 출생부터 20대 중반까지는 남성이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자연상태에서는 남자 대 여자가 100명대 105명으로 여자가 많게 돼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남성은 성장과정에서의 사고, 나쁜 생활습관 등으로 여자보다 단명한다. 남자의 숫자가 월등히 많으면 전쟁이 나서 자연스럽게 남성의 숫자를 줄인다는 사회학적인 가설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 중반 이후 차츰 성비가 줄어들어 25~29세는 108.80명, 30~34세는 105.16명, 35~39세는 104.63명, 40~44세는 103.11명, 45~49세는 103.99명, 50~54세는 100.86명 등으로 나타났다.
55세부터는 여성의 인구가 남성보다 많아져 55~59세는 98.85명, 60~64세는 94.05명, 65~69세는 88.09명, 70~74세는 77.67명, 75~79세는 65.33명, 80~84세는 48.53명, 85~89세는 37.89명, 90~94세는 29.46명, 95세 이상은 20.39명 등이었다. 
부부가 해로할 경우 나이들수록 여자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남성의 생리상 남성 노인은 여성 노인에게 잘 보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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