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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예방적 난소절제 … 아무나 선택할 수 있을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3-26 15:02:51
  • 수정 2022-08-05 14: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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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소암 발병 확률 낮추지만 유전자 돌연변이로 난소 근처 복막암·췌장암 유발할 우려는 존재

가족력 여성, 유전자 검사 후 돌연변이 양성이면 건강 측면서 받는 게 도움
난소암 5%는 유전성 … 삶의 질·출산 여부 등 고려해야, 수술과 동시에 폐경·불임

지난 24일 뉴욕타임스에 ‘수술일기’(Diary of a Surgery)’를 게재하며 예방적 난소절제술을 받은 사실을 밝힌 배우 안젤리나 졸리. 영화 ‘투어리스트’ 스틸컷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40)가 유방절제술에 이어 난소절제술까지 받았다. 그는 2013년 5월 뉴욕타임스에 ‘나의 의학적 선택’이라는 장문의 기고문으로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2년이 지난 지금, 이번엔 난소제거수술을 결심했다.

졸리는 자신의 ‘유전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다시 뉴욕타임스에 ‘수술일기’(Diary of a Surgery)’를 게재했다. 졸리가 난소절제를 결심한 것은 최근 혈액검사 결과 ‘초기 난소암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난소 하나에서 작은 양성 종양이 발견돼 나팔관과 양쪽 난소를 제거했다.

그는 2007년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트란드가 난소암에 걸려 사망한 뒤 건강검진을 받고 자신의 BRCA1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BRCA는 유전적 유방암 및 난소암의 원인유전자 중 하나로 BRCA1·BRCA2 중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고, 난소암 발병 확률은 유방암보다 낮다.

졸리는 이를 계기로 2013년 ‘아이들과 남편과의 행복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양쪽 유방을 절제, 유방암 발병 확률을 87%에서 5%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년 뒤, 이번엔 난소에 작은 혹이 발견되자 다시 한번 수술대에 누웠다.

그는 “나는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신체적 변화가 생기겠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마음이 편안하다”며 “이 역시 내 삶의 일부이며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난소암은 난소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난소는 아랫배 깊숙이 양쪽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아몬드 모양의 기관이다. 난자를 내보내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다. 이로 인해 생리주기와 임신을 조절하고 유방의 발달을 돕는 등 여성의 성징에 관여한다. 이를 예방 차원이든 암이 이미 생겨 절제하든 수술과 동시에 폐경을 맞게 된다.

초기에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워 환자 중 70%는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암이 전이되거나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가 2013년 발표한 암 사망 통계 결과 난소암은 여성암 중 2위를 차지해 유방암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BRCA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췌장암·전립선암을 초래하기도 한다”며 “남성에서도 돌연변이가 나타날 수 있고 이런 경우 남성의 10~20%는 유방암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밖에 전립선암을 일으킬 평생유병률도 4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졸리의 선택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너무 유난스러운 게 아니냐’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며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거나 유방암, 자궁내막암, 직장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난소암의 5%는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한국에도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임상 결과 BRCA유전자 돌연변이가 꽤 많은 편”이라며 “졸리처럼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유전자검사로 자신의 상황을 알아볼 수 있지만 흔히 시행하는 검사는 아니라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 자체는 혈액검사로 이뤄져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가족 중 한명이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있다고 무조건 겁먹고 검사할 필요는 없다. 졸리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가족 중 3명의 여성이 암으로 사망한 가족력을 지니고 있다. 1~2촌 이내 친족 중 2명이 유방암·난소암을 가졌거나, 어머니가 40세 이전에 이들 암 중 하나로 투병했다면 유전자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유전적 난소암은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현황을 보는 가계도와 유전자검사로 진단한다. 최근 메타분석 결과 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성은 70세까지 난소암 발생 누적위험도가 40%, BRCA2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성은 18%정도다.

김태준 원장은 “검사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더라도 무조건 수술받으라고 권하기도 어렵다”며 “단순히 ‘건강’만을 놓고 생각한다면 난소나 유방 등을 제거하는 게 도움이 되지만 하나의 선택옵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방 차원에서 난소를 절제하더라도 난소 근처에 복막암이나 췌장암이 생길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암 유발 위험성은 낮췄지만 그래도 돌연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여전히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절제한다고 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상황이다. 

난소절제술은  복강경수술로 이뤄지며 대개 나팔관과 난소 한쌍을 모두 제거한다.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고 위험도가 높지 않다. 수술 자체는 위험하지 않지만 수술 후 삶이 크게 달라질 확률이 높다.
 
김 원장은 “여성성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삶의 질적 측면을 생각해봐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더구나 최근 결혼 연령대가 30대로 높아지면서 유방이나 난소를 일찍 제거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성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도가 낮은 일반 여성이 난소암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굳이 난소나 유방을 절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난소난관절제술을 받으면 불임과 폐경이 되기 때문에 골다공증 등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브래드 피트도 아내인 졸리가 수술 후 심장질환, 골다공증, 조기 사망 등 부작용을 겪을까봐 노심초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갱년기 증상으로 난소 절제와 동시에 강제로 폐경되는 만큼 증상이 강력하게 찾아온다. 수술과 동시에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만약 수술을 마음먹은 사람은 향후 출산계획 등을 검토하고, 가족 중 난소암이 발병한 최소연령이 몇살인지 등을 고려해 수술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개인 편차가 있지만 출산을 완료한 여성이라면 고려해볼 수 있다.

만일 난소난관절제술을 원하지 않는다면 난소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보통 30세 전후 혹은 가족 중 난소암이 진단된 최소연령보다 5~10년 미리 골반초음파검사 등을 6~12개월 단위로 시행하는 게 좋다.

유전자검사를 받아볼 만한 대상자

- 부모·자녀 등 1촌간 간 2명 이상이 유방암 또는 난소암 환자인 경우
- 1촌 중 적어도 한명이 50세 이하에 암을 진단받았을 경우(부계,모계 모두 포함)
- 가까운 친척 중 양측성 유방암, 난소암, 유방암을 동시에 진단받은 환자가 한명이라도 있는 경우
- 서로 다른 세대에서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진단된 경우(할머니, 어머니, 본인, 자녀 등)
- 나이와 관계 없이 1~2촌 이내에 유방암이 있는 경우, 2명 중 1명이라도 50세 미만이라면 검사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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