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만성 부비동염)으로 유발된 콧솟 물혹의 근본 치료법이 개발됐다. 신현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와 김대우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코 상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선천성 사이토카인(innate cytokine) 중 하나인 인터류킨(IL, interleukin)-25가 콧속 물혹에서 높게 발현되며, 이를 차단하면 물혹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부비동염과 콧속 물혹이 있는 환자 72명(A그룹), 물혹이 없는 부비동염 환자 65명(B그룹), 정상인 27명(C그룹)을 대상으로 콧속 상피세포에서 IL-25가 얼마나 분비되는지 비교했다. A그룹은 상피세포 100개 중 IL-25 분비 세포가 70개, B그룹은 40개, C그룹은 10개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상 생쥐에 부비동염과 콧속 물혹을 유발시킨 후 47일째부터 치료군에는 IL-25 억제제를 생쥐의 코를 통해 투약하고, 대조군에는 투약하지 않았다. 103일이 지난 뒤 콧속 물혹 개수를 비교한 결과 치료군은 1개, 대조군은 4개로 나타났다. 즉 IL-25 억제제를 투여하면 콧솟 물혹이 75% 줄었다.
서양인의 콧속 물혹은 호산구성 염증이 과도하게 유발되는 알레르기질환 증상의 하나로 밝혀졌다. 하지만 동양인의 경우 호산구성 염증 외에 호중구성 염증 등 다양한 면역 반응이 혼재된 특성을 보인다.
IL-25단백질은 선천성 사이토카인의 하나로 호산구성 염증반응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축농증은 전체 인구의 약 15-20%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다. 만성화될 경우 코 속에 물혹이 생기면서 심한 코 막힘, 악취, 농성 콧물 등이 동반된다. 약물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고,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이 잦다.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크기를 줄이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쉽게 재발하며,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없어 치료가 어렵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콧속 물혹의 새로운 치료 타깃을 발굴함으로써 발병 기전에 관한 다양한 후속 연구는 물론 새 치료법 개발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레르기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F=11.248)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