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는 중국 대륙이 건조해지면서 중국 북부의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황하 상류 지대에 있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000~5000m 상공으로 올라갔다가 초속 30m의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오는 현상이다. 하늘을 황갈색으로 변하게 해 시야를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항공기 등 정밀기계에 장애를 일으키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또 실리콘(석영)·알루미늄·구리·카드뮴·납 등이 들어 있어 각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건성안, 눈병, 천식, 후두염 등을 유발한다.
황사가 건조한 날씨와 맞물리면 1차 방어막인 코와 기관지점막이 말라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므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천식 환자는 황사물질을 흡입하면 기관지가 수축돼 발작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0.5㎛ 이하의 작은 먼지는 폐조직에 달라붙지 않고 숨을 내쉴 때 다시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국내에서 측정되는 황사 먼지의 입경은 1~10㎛ 크기로 하부 기관지까지 흡입돼 호흡기계 손상을 초래한다. 연령이 높은 노인이나 어린이는 면역력이 낮아 호흡기감염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사가 심할 때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지만 불가피할 경우 세안, 마스크 착용 등에 신경써야 한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황사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려면 외출 후 양치와 세면을 깨끗이 하고, 비염 환자는 코를 깨끗한 물로 세척해주는 게 좋다”며 “천식 환자, 노인, 어린이, 만성 폐질환자는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영섭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는 “황사가 심할 땐 렌즈보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외출 후 눈이 따끔거리고 간지러울 경우 인공누액으로 안구를 씻어주면 된다”며 “황사로 인한 안질환 증상이 여러날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안약에만 의지하지 말고 안과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물을 자주 마시면 먼지 등을 외부로 배출하는 기도와 기관지의 섬모가 건조해져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담배연기는 점액섬모의 기능을 떨어뜨려 호흡기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전신의 면역력도 감소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녹황색채소, 비탄민C·E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황사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