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버지와 자녀로 구성된 한부모가정의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부모가정 싱글 아버지는 기혼 아버지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공경애 임상시험센터 교수팀은 서울시 양천구에 거주하는 58명의 한부모가정 아버지와 256명의 결혼한 아버지의 정신건강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부모가정 싱글아버지는 우울증을 경험한 빈도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심한 우울증상을 보인 비율도 4.1배 이상 높았다.
싱글 아버지의 평균 나이는 44.7세, 기혼 아버지는 43.9세였다. 싱글 아버지는 상대적으로 소득과 집을 소유한 비율이 낮았다.
삶의 질이 낮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싱글 아버지가 44.8%로 기혼 아버지의 6.6%보다 월등히 높았다. 싱글 아버지의 우울증상 경험 비율은 29.3%로 기혼 아버지보다 5배, 심한 스트레스의 유병률은 4.1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령, 교육, 월 소득, 주택 소유, 직업 등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한부모 가정 싱글 아버지의 정신건강 상태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신이 소유한 집이 없거나, 사회경제적 상황이 어렵거나, 자녀가 2명 이상이거나, 가장 어린 자녀가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정신건강 상태가 더 낮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한부모가정의 싱글 아버지가 기혼 아버지보다 낮은 정신건강 상태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한부모가정에 대한 보조 정책은 어머니에게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앞으로는 아버지의 사회적 부담과 심리적 고통을 덜기 위한 사회적 제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이혼, 별거, 사별 등의 이유로 한부모가정이 된 가구는 2006년 142만가구에서 2011년 163만가구로 증가했다. 전체 가구 중 한부모가정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1년 기준 9.3%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