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웃보다 얼굴을 보기 힘든 일가 친척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 명절이 다가왔다. 밥상 주변에 모여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다같이 음식을 나눠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요즘 청소년들은 식사 중 가족들과 대화하기보다는 스마트폰 속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상에 집중할 때가 많다. 이런 행동은 밥상 예절과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해롭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기 위해 장시간 고개를 숙일 경우 거북목증후군 등 척추질환이 올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평소 C자 형태의 목뼈가 일자형 혹은 역C자형으로 변형돼 목이 거북이처럼 앞으로 빠져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보통 고개를 1㎝ 앞으로 내민다고 가정하면 목뼈에는 2~3㎏의 하중이 전달된다. 하지만 거북목증후군인 경우 최대 15㎏에 달하는 하중이 목뼈를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김상혁 센터장은 “거북목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척추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는 경추간판수핵탈출증(목디스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추는 뼈를 지탱하는 근육의 양이 적은 부위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 지나치게 목을 숙이는 자세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국 사람들은 바닥에 앉는 문화에 익숙하다. 따뜻한 온돌 바닥에 모여 앉아 교자상을 펴놓고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관절·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밥상보다 식탁을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바닥에 앉을 땐 골반의 양쪽 아래 부분을 구성하는 궁둥뼈(좌골)에 가해지는 압력이 의자에 앉을 때보다 높아진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도 함께 커지면서 디스크가 손상되거나 정상적인 척추만곡이 소실될 수 있다.
바닥에 앉을 때 혹사당하는 신체 부위는 척추뿐만이 아니다. 양반다리 자세로 앉으면 고관절에 평소보다 6~7배 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무릎을 꿇을 경우 몸무게의 9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관절에 전달된다. 무릎 꿇는 자세는 성장기 아이의 체형 변형을 초래한다. 바닥에 앉는 모든 자세는 다리와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엉덩이가 고정돼 다리와 발목이 휘어지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밥상보다 식탁에서 식사해야 관절이나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부득이 식탁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등받이가 있는 좌식의자를 이용하는 등 방법으로 하중을 최대한 여러 신체 부위로 분산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