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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촉촉한 겨울 나도록 돕는 일등공신 ‘가습기’ … 제대로 활용하려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2-01 18:13:40
  • 수정 2020-09-14 13: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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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수기 물 말고 ‘수돗물’로 가습하세요 … 청소는 소금·식초·베이킹파우더 활용해야

가습기는 한 번에 3시간 이상 계속 틀지 말고, 하루에 2번 최소 10분 이상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하도록 한다.겨울엔 다른 계절에 비해 공기 중 수증기 양이 20~40%로 낮아져 실내 공기가 매우 건조해진다. 바깥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대부분의 가정이 실내온도를 20도 이상으로 유지하다보니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습도가 더욱 낮아져 실내에선 2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어린이가 이 시기에 유난히 감기에 자주 걸리는 이유는 낮은 기온 탓이 아니라 건조한 공기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조정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 적정습도는 40~60%로 알려져 있다”며 “습도는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데, 기관지 점막이나 코 점막이 너무 건조해지면 섬모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건조한 실내 습도 관리를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게 가습기다. 한동안 가습기살균제 유해성이 대두되면서 사용이 주춤해졌지만 제대로 사용하면 가장 확실한 습도 조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습기는 작동 원리에 따라 △초음파 △가열식 △자연기화식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게 초음파 가습기다. 이는 진동판으로 물을 분해해서 가습한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세균 번식이 쉬워 자주 청소하고 청결에 신경써야 한다.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여서 내보내므로 찬 기운이 나오지 않고 온도가 잘 유지되지만, 화상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연기화식 가습기는 필터에 머금은 물이 작은 입자로 서서히 증발돼 세균 번식률이 낮지만 필터가 소모품이라 교체 비용이 발생한다.

청소할 땐 세제보다 ‘식초·베이킹소다·소금물’ … 가습기살균제는 피해야

무엇보다도 가습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첫걸음은 ‘청소’다. 세제나 비누 대신 식초·베이킹소다·소금물 등을 활용하는 게 위생적이다. 본체는 미지근한 물을 적신 헝겊으로, 급수통은 청소용 솔이나 헝겊으로 닦는다. 초음파 가습기의 경우 1주일에 한번씩 진동자를 솔이나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 표면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한다. 

가습기살균제 사용은 금한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나 사망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초음파식 또는 분무식 가습기가 만들어 내는 미세한 물 입자가 폐 깊숙이 흡입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가습기 살균제를 활용해 청소하면 살균제 속 화학 물질이나 바이러스가 흡착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물통은 하루에 한 번 비워준다. 내부를 세척한 뒤 햇볕에 바짝 말려서 사용하는 게 좋다.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3시간 간격으로 물을 갈아주는 게 좋다. 

정수기물이 더 깨끗할 것 같다고? 세균번식 쉬워 ‘수돗물 쓰세요’

가습기에 정수기물을 사용하면 더 위생적인 것 같아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정수기물은 수돗물의 소독 성분까지 정화돼 오히려 세균이 더 번식하기 쉽다. 이밖에 알칼리 이온수, 미네랄 워터 등도 마찬가지로 곰팡이나 잡균의 원인이 된다. 염소 성분이 함유된 수돗물이 적합하다.
너무 뜨거운 물은 가습기 고장의 원인이 되므로 충분히 식힌 뒤 넣어야 한다.

가습기, 어디에 둬야 할까?

가습기가 만든 수증기가 피부에 닿으면 체온을 떨어뜨리고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감기나 비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활동하는 곳에서 최소 1~2m 떨어뜨려 사용하는 게 좋다. 

잠을 잘 때 습관적으로 가습기를 트는 사람이 있는데, 웬만해선 밀폐된 공간에서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차갑거나 뜨거운 수증기가 호흡기로 바로 들어가면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사용 전후 반드시 환기해 세균 번식을 막아야 한다. 습도를 유지한다고 가습기를 하루 종일 틀어놓지 말고 건조한 저녁시간에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하는 게 현명하다. 한 번에 3시간 이상 계속 틀지 말고, 하루에 2번 최소 10분 이상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하도록 한다.

기관지가 예민하거나 천식을 앓는 아이라면 차가운 습기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습기에 미지근한 물을 넣거나 70~90℃로 물을 데워 살균하는 가열식 가습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가습기 없을땐 빨래로 습도 맞춰 … 가장 좋은 천연가습은 ‘식물 키우기’

가습기가 없는 사람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빨래널기를 권한다. 매일밤 자기 전 빨래감을 널어 놓으면 깨끗한 가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수 대야에 물을 받아서 수건을 반쯤만 담궈 놓는 것도 천연 가습 효과를 내지만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이밖에 숯에 물을 적시거나, 거실에 식물을 두기도 한다. 실험 결과 가습기를 대신할 만한 천연 가습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식물 키우기’였다.

젖은 빨래, 숯, 식물을 각각 같은 면적의 공간에 넣고 1시간 동안 습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변화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빨래를 둔 방의 습도가 가장 높았다. 실험 전에는 41%였던 습도가 빨래를 널은 후 88%로 껑충 뛰었고, 숯은 43%로 아주 조금 올랐고, 식물은 62%로 무난했다.

김광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원은 “1시간 동안 순간적인 가습 효과는 수건이 빨랐지만, 수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금방 마르기 때문에 증가 속도가 완화된다”며 “반면 식물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가습 효과를 누리려면 식물이 좋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식물은 증산작용을 통해 습도를 높이는데, 물이 뿌리를 통해 완전히 필터링되므로 잎을 통해 나오는 물 분자는 순수한 물 입자로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숯은 기공으로 물이 흡수됐다가 증발하면서 가습되므로 단기간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집안 습도를 위해 식물을 키우려면 잎이 넓은 행운목이나 홍콩대엽이 수분 증발량이 많아 추천된다. 작은 공간이라면 제라늄, 장미 허브, 마삭줄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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