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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 인수, 명지병원·예수병원 격돌 … 재계 20위 부영건설 도전장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1-13 17:22:51
  • 수정 2015-01-19 15: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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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병원, 지역사회 지지·의대생 실습교육 이점 … 명지병원, 3년간 800억원 투자 계획

전북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 의대 전경

전북 남원시에 위치한 서남대 의대를 인수하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누가 ‘재정기여자’로 지정돼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사회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전주 예수병원과 대학병원 운영 경험 및 의학교육 인프라를 갖춘 명지의료재단이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가운데 재계 20위인 부영건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학교법인 서남학원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한 ‘대학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모집공고에 예수병원, 명지병원, 중원대, 부영건설 등 4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원래 성남 분당제생병원이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같은 대순진리회 재단 소속인 중원대가 대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남학원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재정기여 능력 △의대 인증평가 능력 △대학발전 계획 등을 심사해 우선 협상 대상기관을 선정하게 된다.

학교 측은 재정기여자 선정과 서남대 인수와는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재정난에 빠진 서남대가 재정기여자로 선정된 법인에 매각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서남대 인수에는 3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만큼의 자금 출자가 가능한 곳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서남대 인수전에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호남지역 소재 대학 중에서 드물게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대형병원조차 전공의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를 보유하게 되면 의사 인력 수급이 원활해진다. 서남대를 인수할 경우 한 해 50여명의 전공의를 양성할 수 있게 된다.
재력 및 부속병원 부지 확보에서는 부영건설, 지역적 이점에서는 예수병원, 대학병원 운영 경험 및 의학교육 인증면에서는 명지병원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전주 예수병원이다. 이 병원은 650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 최대 병원 중 하나로 117년의 역사(1898년 설립)와 전통, 우수한 의료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2년 이사장의 교비 횡령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서남대 의대생들을 위해 무상으로 의학실습 교육을 지원해왔다. 임상의 89명이 서남대 전임 교수를 맡아 의대 폐과를 막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서남대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도서관, 기숙사, 강의동 건립 등 시설에 우선 투자하고 현재 20% 이하인 지역출신 의대생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서남대는 균등한 의료 혜택의 원칙을 적용해 농어촌 의료 취약지구의 주민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타지역 병원이나 학교 재단에 인수되는 것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며 “의대 정원은 지역 분배 원칙에 따라 배정됐기 때문에 전북에 소재한 병원이 인수 및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언론, 의료계, 정치권도 일제히 예수병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윤덕 새정치민주연합(전주완산갑) 의원은 “전주예수병원은 호남지역의 의료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섬기며, 봉사해 왔고 도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의료기관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대학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의과대학을 통해 우수한 의료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남대 의대 총동문회 관계자는 “서남대 의대생들은 2년간 예수병원에서 실습교육을 받아왔다”며 “서남대가 다른 재단에 인수돼 교육병원이 바뀔 경우 교육의 불연속성으로 혼란이 올 수 있고, 모든 피해는 학생들에게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지역 출신 내과 원장 L씨도 “다른 지역의 재단이 서남대를 운영하면 배출된 의사들이 전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지병원도 이에 질세라 이왕준 이사장이 직접 전라북도 교육청을 방문하는 등 서남대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2일 전북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지병원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다른 곳들과 차별되는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어 서남대 인수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남대와 명지병원 합병 △전북 출신 이사장 △의대 인증평가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 등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다른 기관과 차별화된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 이사장은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통가할 수 있는 의학교육 인프라를 갖춘 곳은 명지병원 뿐”이라며 “다른 인수 희망자들과 달리 명지의료재단 전체를 서남대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3년간 최소 800억원을 투자해 완전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의 우려처럼 전북의 대학이 타지로 나가는 게 아니라 수도권 병원이 전북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20위인 부영건설도 도전장을 냈다. 만약 이 회사가 서남대를 인수할 경우 서울 금천구 옛 대한전선 부지에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한전선 부지는 금천구 일대 공장부지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다. 원래 부영건설은 인제대 백병원에 이 부지를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가격에 대한 입장차가 커 백지화됐다. 이중근 부영건설 회장은 최근 전북야구 발전기금을 기탁하러 전북도교육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서남대 인수 의사를 밝혔다. 그는 “목표는 성공”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남대는 이홍하 전 이사장(75)이 교비 등 9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구속되면서 폐교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파견한 관선이사 8명이 선임됐다. 이후 11월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한 ‘의예과 입학정원 모집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 의대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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