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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여드름과의 전쟁’ … 해결법 없을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2-31 11:49:05
  • 수정 2015-01-27 22: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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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춘기 전유물 아닌 ‘만성 피부질환’ … 병원 다녀도 효과 그때 뿐이라면 ‘기능의학적 치료’

여드름은 단순히 사춘기 학생들만의 피부트러블에 그치지 않고 군인, 성인, 소아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추세지만 호르몬제제 또는 항생제 위주의 기존치료는 재발할 우려가 높아 기능의학적 치료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피부과를 찾는 단골 고객 중 하나가 ‘여드름 손님’이다. 흔히 사춘기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소아여드름’, ‘성인여드름’ 등 성별·나이에 구애 없이 나타나는 추세다.

여드름은 모공에 박테리아가 증식하거나, 모공에서 각질탈락이 늘면서 떨어져나간 각질이 모공을 막거나, 피지의 과도한 분비에 의해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보통 피지선이 과도하게 발달한 사람에게 흔한 게 사실이나 피지분비를 과도하게 만드는 원인은 저마다 달리 나타날 수 있다. 단순히 피부 겉면을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치료를 그만 두면 다시 여드름이 올라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여성,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 영향에 울긋불긋

여성의 경우 생리를 앞두고 한달에 한번씩 비슷한 자리에 여드름이 올라오는 케이스를 흔히 볼 수 있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생리 직전기는 트러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상태가 엉망으로 변하기 십상”이라며 “이 시기엔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각종 트러블이 유발된 탓에 피부는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접촉에도 염증과 트러블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생리가 시작되면서 다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고 지친 피부가 회복되지만 관리에 소홀할 경우 흉터가 질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호르몬 계통 이상으로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피임약으로 피부 컨디션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보통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 또는 ‘드로스피레논+에치닐에스트라디올’(Ethinyl estradiol) 성분의 약을 활용한다. 이들 성분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쓰이며 항남성호르몬효과(anti androgen effeect)로 여드름을 줄여준다.

강형철 원장은 “이런 경우 전반적인 호르몬 균형이 정상이더라도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민감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 이 호르몬이 급증하는 시기에 여드름이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남성, ‘군대에서 얻은 여드름’이 쭉 이어져

젊은 남성은 군대에서 여드름을 얻게 될 확률이 높다. 최근 남성도 여성 못잖게 뷰티 트렌드에 관심이 높지만 군인 신분에 사회에서처럼 각잡고 피부관리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드름이 생겨도 결국 악화되고 치료시기가 늦어지면서 제대 후까지 흉터가 따라오기 십상이다.

군 부대는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기엔 최악의 환경일 수밖에 없다. 낙후한 환경, 군생활 스트레스, 갑갑한 위장크림, 일광노출 등은 피부를 괴롭게 만드는 주범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군인 약 60%는 여드름 등 피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형철 원장은 “남성은 피지선이 발달해 여성보다 여드름이 발생할 확률이 월등히 높은데다 군대에서의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해 피부가 상하기 마련”이라며 “실제 군인 집단은 어떤 집단보다도 여드름을 가진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까지 3년간 공군 비행단 의료 자문의원을 맡아 장병들의 피부관리를 맡아온 바 있다. 우연히 병원을 방문한 비행단장과 인연을 맺고 군부대 장병들의 피부에 나섰다. 강 원장은 “군대 환경이나 여건이 예전보다 나아졌다 하더라도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 ‘당연한 성장과정’ 아닌 만성 피부질환으로 봐야

국내 초등학생 10명 중 4명은 ‘소아여드름’을 겪고 있다. 소아여드름 발병률이 늘어나는 것은 전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강형철 원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어린이에게서 여드름이 많이 나는 것은 크게 ‘식습관 문제’를 첫째로 꼽는다”며 “어떻게,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여드름이 올라오거나 악화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식습관은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하도록 악영향을 끼쳐 여드름을 발생하는 데 한몫 한다. 여러 음식 중에서도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우유, 당류, 밀가루 음식은 웬만하면 피하는 게 좋다.

우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에게 맞지 않는 것 뿐이다.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우유 속 카제인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많지 않다. 태어났을 때 많았던 효소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든다. 10대에 이르면 크게 줄어든다. 밀가루를 포함한 정제된 당류는 당연히 피부 컨디션에도 좋지 않다. 특히 당 수치가 높은 식품은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당기게 만드는’ 특성 탓에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기존 피부과 치료만으론 2% 부족해 … 체내 기능이상 살펴볼 필요

여드름이 나타나면 흔히 여드름 전용화장품을 바르는 등 자가관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피부과를 찾으면 레이저·스테로이드제제·항생제·레티노이드제제 등으로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치료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게 한계다. 직장인 조모 씨(27·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10년째 여드름치료를 받고 있지만 ‘치료 효과는 받을 때 딱 그때 뿐’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치료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아 부담이 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강형철 원장은 “여드름은 일종의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원인이 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당장의 피지선 속 염증은 완화되지만 원인이 되는 문제는 그대로 남아 문제가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독한 약물치료 대신 여드름이 나타나는 원인을 찾아 바로잡아주는 기능의학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강형철 원장은 “여드름은 무엇보다도 모공을 열어 노폐물이 잘 배출되도록 돕고, 피지생성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관건”이라며 “이런 문제는 영양소로 개선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기능의학은 현대의학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해독과정의 대사 상태를 이해해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파악,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것은 교정에 초점을 둔 새로운 분야다. 강 원장은 처음으로 기능의학과 피부과학을 접목한 치료방식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강형철 원장은 “여드름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내고 피지생성을 촉진하는 식습관을 개선하면 여드름도 호전된다”며 “예컨대 부족한 아연을 충분히 공급해주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 문제를 파악할 때 무조건 외부의 병변 자체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바람직하다”며 “먼저 유기산검사 등 기능의학검사로 문제점을 분석해본 뒤 자신에게 맞는 영양소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면 근본적인 치료책이 되고, 재발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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