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왼쪽)·서성일 비뇨기과 교수

로봇수술의 발전으로 두 가지 이상의 암종을 동시에 수술할 수 있게 됐다. 배재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와 서성일 비뇨기과 교수팀은 55세 여성 환자의 위암과 신장암을 로봇을 이용, 원스톱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로봇으로 위암과 신장암을 동시에 수술한 사례는 세계 최초로, 대한위암학회지 최근호에 수술 과정 및 결과가 게재됐다.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는 지난 3월 정기 건강검진에서 초기 위암과 3.6㎝ 크기의 오른쪽 신장암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로봇수술로 이를 제거키로 하고, 배 교수가 환자의 복부에 8~12㎜ 크기의 구멍 5곳을 확보한 뒤 260분에 걸쳐 위를 절제했다. 이어 서 교수가 구멍 4곳을 추가로 확보한 뒤 신장암 부위를 제거했다. 수술엔 총 370분이 소요됐다. 수술 후 환자를 추적관찰한 결과 6개월간 재발 등 위험요소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재 건강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배 교수팀은 이번 성공을 계기로 로봇수술의 다양한 활용법 및 술기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복합암에 대한 동시 수술은 위험요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고 시간과 비용적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이번 환자의 경우 로봇팔 진입을 위해 각각 구멍을 확보해야 했지만 술기가 발전해 진입 부위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 미용적으로 환자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배 교수는 “초기 암 환자는 가급적 최소침습적 치료를 받는 게 삶의 질 향상에 도움된다”며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