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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소음보다 무서운 스트레스, 이명환자 다수는 ‘정신노동자’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2-01 10:39:25
  • 수정 2014-12-25 17: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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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직·감정노동자 뒤이어 … 발병 추정원인 묻는 질문에 58%가 ‘스트레스’ 지목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

이명은 주변에 아무런 음원자극이 없는데 다양한 잡음이 들리는 청각질환이다. 요즘엔 이같은 질환이 화이트컬러로 대변되는 정신노동자 사이에 증가세를 보인다.

청이한의원이 최근 이명환자 291명(남 161명·여 130명)을 대상으로 직업조사를 진행한 결과 내근직회사원·사무업무관리자 등 사무직 종사자가 전체 환자의 42%(122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서비스직(26%·76명), 생산직(15%·44명), 학생 및 주부 (10%·29명), 무직 (7%·20명) 순이었다.

그동안 이명은 ‘난청’과 ‘소음’이 주원인으로 추정돼 왔다. 기존엔 현장소음과 기계음 등에 노출된 생산직 근로자들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생산직군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0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 결과에 대해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오늘날 이명의 주된 원인은 소음보다 스트레스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의 항온성이 무너지면서 열이 머리와 안면부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상열감이라 하는데 열의 상승하려는 성질로 인해 청각기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액순환을 저해하고 내이의 청각세포의 손상시켜 이명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트레스가 이명을 유발하는 병리기전’이라는 주장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은 아직 제각각이다. 다만 ‘이명의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점에는 동조한다. 인체의 자율신경, 호르몬작용, 면역기능, 내과적 문제 등 건강전반과 연관돼 있어서다.

이명환자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이명의 주범으로 꼽은 점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조사에서 이명의 발병 추정원인을 묻는 질문에 환자의 과반수 이상인 58%(169명)가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이밖에 과로(8%·23명), 돌발성 난청(7%·20명), 감기·중이염 등 청각질환(6%·17명), 수술후유증(2%·6명), 과음(2%·6명) 등을 꼽았다. 나머지 의견(4%·12명)으로는 운동부족, 흡연, 감기 등이 있었다. 소음을 꼽은 응답자는 13%(38명) 불과했다. 소음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비롯한 전신건강과 관련된 답변이 주를 이룬 셈이다. 

유종철 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 이명발병률은 정신노동자 집단에서 높았지만 직업별 발병률순위는 어쩌면 무의미할 수도 있다”며 “스트레스가 이명 원인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발병률이 두번째로 높았던 서비스직 종사자들 역시 이명의 고위험군”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정노동자 대다수는 부당한 상황에서도 항상 친절과 웃음을 고객에게 보여야 하며 정신노동과는 다른 고강도 심리노동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유발되는 게 ‘스마일마스크증후군’(smile mask syndrome)이다. 악화되면 심각한 우울증을 초래해 주의해야 한다.

유 원장은 “이들 직업군이 겪는 스트레스성 이명은 치료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단독 증상보다는 전신질환의 징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돌발성 난청, 어지럼증과 같은 청각질환 외에도 원인불명의 극심한 두통, 안구통증, 탈모, 흉통 등의 이상으로 악화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우 치료는 복합적인 접근과 장기간의 치료기간이 요구된다. 

이명은 불치병이 아닌 만큼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의지를 갖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호전될 수 있다. 최근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다양한 현대 난치성질환을 한의학으로 극복하려는 추세다. 건강불균형을 해결하고 장부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거치면 이명도 치료될 수 있다.

유종철 원장은 “스트레스성 이명 환자에겐 황금, 조구등, 백질려 등 ‘청열한약재’를 이용해 열독을 풀고 녹용과 산수유로 약해진 간과 신장 등 장기를 강화하는 한약 처방을 시도한다”며 “약해진 체력를 보강하며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보사치료 등 다양한 한방치료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와 함께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사람은 고강도의 단발적인 스트레스보다 지속적인 저강도의 스트레스 노출에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근육과 관절에 반복적인 자극을 받게 되면 교통사고보다 더 큰 후유증(누적외상성질환)과 통증이 생기는 것과 유사하다. 취미, 운동, 레저생활 등을 통해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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