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성 64.5% 결핍, 암·심장·면역계·정신계 등 영향 … 근거없는 햇빛공포증 지양해야
마이클 홀릭이 출간한 ‘건강솔루션 비타민D’ 표지
그동안 비타민D는 ‘햇빛을 쬐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영양소’, ‘구루병·골다공증 발병 원인’ 정도로만 인식돼왔지만 최근에서야 중요성이 재조명되면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의학자들은 비타민D가 뼈는 물론 심장, 면역계, 신경계, 근육 등 인체 다양한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0여종의 주요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제와 병용해 합병증 진행을 막는데 쓰이고 있다.
하지만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어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하다. 실제로 비타민D 결핍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최근 조사결과 미국인 4명 중 1명이 비타민D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도 인근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햇빛 노출량이 많은 브라질이나 인도에서도 전체 인구의 40% 정도가 비타민D 결핍이었다.
국내의 경우 2008년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남성의 47.3%, 여성의 64.5%에서 이 영양소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비타민D 연구의 권위자인 마이클 홀릭(Michael F. Holick)은 비타민D의 숨겨진 비밀과 올바른 정보를 담은 책 ‘건강 솔루션 비타민D’를 출간했다.
비타민D는 태양의 자외선B(UVB) 광선을 받아 피부에서 생성되거나, 식사 또는 보충제로부터 흡수된다. 이후 간에서 순환형 비타민D로 전환된다. 이후 혈류를 타고 신장으로 이동해 활성형 비타민D로 바뀌어야 장과 뼈로 가서 건강 효과를 나타낸다. 저자는 이같은 비타민D의 신체 작용을 1970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책은 1부 ‘삶의 빛과 건강호르몬’, 2부 ‘비타민D 수치 회복을 위한 3단계 해결방안’ 등 두 개 파트로 나눠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비타민D 결핍의 원인과 이로 인해 초래되는 건강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어 비타민D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분별 있는 햇빛 노출 △비타민D와 병용하는 칼슘 섭취 △보충제 복용 등을 제안한다.
이 영양소는 면역계를 총괄 지배함으로써 급성 및 만성 감염증을 예방하고 악화를 방지한다. 또 생리적 항생제인 카텔리시딘(cathelicidin)을 생성해 독감, 인후편도염, 중이염, 만성기관지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을 예방한다. 또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을 통해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등 순환기질환 증상을 완화한다. 20여종의 발암 유전자도 억제해 암 예방 및 치료,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한다.
이와 함께 기억력을 증가시키고 자폐증, 우울증, 자살, 정신분열증 등을 예방하고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또 적응성 면역기능을 통제해 류마티스관절염, 아토피피부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억제한다.
최근엔 독일 하이델르크 노년병연구소가 수명 유전자인 ‘클로토(klotho)’를 활성화시켜 수명 연장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노인의 비타민D 혈중 농도가 8ng/㎖ 증가할 때마다 수명이 8%씩 연장됐다.
하지만 한국은 온대지방에 속해 있어 여름을 제외하고는 비타민D를 충분히 흡수하기가 어렵다. 음식으로 하루 최소 권장량인 1500~2000IU를 섭취하려면 계란을 40여개 먹거나, 240㎖짜리 우유를 10잔이나 마셔야 되므로 보충제 복용이 권장된다.
홀릭 박사는 “우리 몸은 진정으로 건강하기 위해 분별 있는 햇빛 노출이 필요하다”며 “이는 인체가 비타민D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연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햇빛은 흑색종 등 피부암을 유발한다’처럼 근거없는 햇빛공포증을을 믿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일조량이 많은 적도 지역보다 유럽 및 북미 지역의 악성 흑색종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나 적당한 햇빛 노출은 피부 건강에 도움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책은 비타민D 전문연구자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질환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예방 및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솔 출간, 마이클 홀릭 지음, 375쪽, 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