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통해 가수 고(故) 신해철 씨 사망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지나친 의료 상업화로 의술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전문학회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의학적·윤리적 위배 행위에 강력 대응하고, 고도비만과 관련된 의료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 학회는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등 고도비만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비만수술을 연구한다. 이들 시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치료법이다. 학회는 “고도비만은 비만 정도가 심해 스스로 체중 감량이 힘든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돼 치료가 필요하며, 고도비만수술은 초고도비만을 해소하는 의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살을 빼고 싶다고 찾아온 사람이라고 무조건 시행해서는 안 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수술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기준으로 위밴드수술을 포함한 고도비만 수술치료 대상은 △체질량지수 35 이상이거나 30∼35사이의 비만 관련 질환을 동반한 경우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 비만치료에 실패한 경험이 있고 쿠싱증후군,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비만을 유발하는 내분비질환이 없는 경우 △체중 감량 의지와 수술 이외 보존적인 치료를 시도했던 경험이 있어야 하고 △18∼60세로서 심각한 정신과적 병력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회는 “고도비만 환자를 위한 수술적 치료법이 오남용되고, 고도비만을 질병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비만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학술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