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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최삼욱 강남을지병원 도박클리닉 교수, “중독 후 병원 찾기까지 10년 걸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0-22 19:13:30
  • 수정 2015-12-30 16: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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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환자 60%는 ‘30대 이하 젊은층’… ‘인터넷 불법도박’, 어릴때부터 노출돼 중독되는 케이스 적잖아

최삼욱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도박클리닉 교수

도박중독 환자가 치료받기 위해 클리닉에 방문하기까지 평균 10년이란 긴 세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삼욱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도박클리닉 교수는 지난해 내원한 110명의 도박중독 환자를 분석한 결과 도박을 시작한 뒤 치료받기까지의 기간이 ‘평균 10년’이라고 밝혔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환자가 전체 환자수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 및 예방 시스템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 교수가 환자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39명(34.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27명(24.8%), 40대 24명(21.5%), 50대 이상이 20명(19%) 순이었다.
도박표1.jpg
최삼욱 교수는 “이번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도박을 시작한 연령은 평균 28세였지만,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시기는 평균 10년이 지난 38세로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이는 조기치료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치료 시작율이 매우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들은 대부분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환자의 도박중독의 심각성 수준을 봤을 때 대부분 진단 기준(DSM-5) 9개 중 평균 8개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도박 문제가 발생한 뒤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것은 크게 도박중독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점, 도박중독자의 심리적인 특성, 전문 클리닉 및 지역사회의 도박 관련 센터 부족 등 3가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소년 및 조기 성인기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박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에서는 이미 발생한 도박 문제를 조기에 선별하며 중독치료를 의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많이 행하는 도박은 ‘인터넷 불법도박’(24.8%)으로 드러났다. 이어 스포츠토토 22.9%, 카지노 20.9%, 경마 4.7% 순이었다. 인터넷 도박률이 높은 것은 전체 환자의 약 60%가 30대 이하인 것과 관련됐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어린 나이에 도박에 노출되고, 더 빠른 속도로 심각한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도박으로 손해본 금액은 1억~5억원 미만이 48.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0만~1억원 미만이 26.7%로 뒤이었다. 하지만 5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사람도 23.8%로 나타나 금전적 피해가 상당한 수준임을 유추할 수 있다.
도박표2.jpg
최삼욱 교수는 도박 중독을 조기에 선별하는 데 ‘도박과 관련돼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가?’와 ‘점점 더 많은 금액이나 시간을 베팅에 사용한 적이 있는가’를 니까? 라는 두 가지 질문을 한다. 그는 “두 문항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도박중독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련 기관이나 클리닉에서 반드시 상담이 필요한 케이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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