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은 스위스 에멘탈치즈를 광적으로 좋아해 경제난과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많은 양의 치즈를 수입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40일 만에 ‘홀쭉해진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에 일각에서는 ‘건강이상설’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오히려 건강을 챙기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김정은이 베이징 소재 한 병원에서 몇 주간 머물며 위밴드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같은 사실을 밝힌 ‘소식통’의 존재에 대해 ‘서방 정보당국과 긴밀하게 연결된 유럽 국가의 전직 관료’라고 소개했다.

김정은은 키 175㎝에 몸무게가 무려 120㎏ 가량 나가는 고도비만으로 비만합병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데일리메일은 김정은이 심한 과체중으로 건강이 위협받아 수술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회복치료를 받느라 당 창건일 행사에도 참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2010년 9월 후계자로 추대된 후 ‘무리한 할아버지 따라잡기’에 체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유학시절만 해도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던 그는 김일성과 유사한 체형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과식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최근엔 비만, 과도한 음주 및 흡연 등으로 통풍에 노출돼 고생한다는 설도 제기됐다.

위밴드수술(Laparoscopic adjustable gastric banding)은 이미 30년이 넘게 고도비만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시행돼온 비만치료법이다. 실리콘밴드 직경을 몸 밖에서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 가능해 스스로 식이제한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수술적 치료법이다.

체중감량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고지혈증,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불임 등 다양한 비만관련 합병증까지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현학봉 영국 주재 북한대사가 최근 ‘김정은의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발표한 게 사실이라면 그는 드라마틱한 체중감량뿐만 아니라 혹시 모를 합병증을 막기 위해 위밴드수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초고도비만인은 자신의 의지로 음식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일반인의 다이어트법을 무리하게 따라하다간 중간에 포기하거나, 요요현상을 겪거나, 건강을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높다.

이런 경우 위밴드수술 등 비만외과적 수술을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조민영 서울365mc병원장은 “수술 후 체중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오히려 앓고 있던 만성질환이 개선돼 돌연사·급사할 확률이 떨어진다”며 “다만 이미 심장이 비대해졌거나 관상동맥이 심하게 상한 경우엔 고도비만의 합병증인 만성질환이 호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식도 아래쪽, 위의 최상부를 실리콘 튜브 형태의 밴드로 묶어 위로 들어가는 음식량을 줄이는 원리를 이용해 영양분 흡수량을 감소시켜준다. 기존 위에 또 하나의 작은 위(15~20㏄)가 만들어져 적은 식사량에도 빨리 포만감을 느끼고 배부른 기분이 오래 지속된다. 보통 사람의 위 전체 용적은 약 1500㏄이다.

조민영 병원장은 “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등에 비해 출혈이 적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져 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도비만 환자가 위밴드수술을 받으면 인체가 밴드에 익숙해지는 초기 한달간은 체중이 저절로 15~30㎏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 수술을 받았다면 김정은은 주치의를 곁에 두거나, 베이징 병원을 한달에 한번 정도 지속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조 병원장은 “위밴드수술은 위장관 변형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위우회로수술, 위절제수술에 비해 절식하려는 환자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위밴드수술은 체중을 급격하게 빼주는 수술이 아니고, 식습관을 올바르게 개선하도록 유도해주는 데 도움을 주는데 1년~1년 반 사이에 자신의 초과체중에서 50~80%정도 감량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도 위밴드수술을 받았다고 살이 계속 빠질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의 끝없는 ‘에멘탈치즈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면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외신은 약간의 비난, 혹은 조롱이 섞인 듯한 뉘앙스로 ‘김정은이 체중증가는 그의 유별난 에멘탈 치즈 사랑 탓’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에멘탈치즈는 스위스 치즈의 대명사라고 할 만큼 세계 각국에서 모방하고 싶어하는 ‘치즈의 정수’로 꼽힌다. 깊고 풍부한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퐁듀나 고기 요리에 넣으면 금상첨화다. 다만 100g에 255㎉로 고열량 식품이다.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은 스위스 에멘탈치즈를 광적으로 좋아해 경제난과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많은 양의 치즈를 수입하고 있다. 그는 평양공장에서 스위스식 치즈를 직접 생산하도록 지시했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치즈를 만들지 못해 격분한 적이 있다는 일화가 전해진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북한 관리 3명이 프랑스 치즈학교에 수강을 신청했지만 학교 측의 ‘예의바르지만 단호한 거절’로 퇴짜를 맞았다.

물론 에멘탈치즈 자체만이 그의 비만한 체형을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전반적인 식사 스타일을 개선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밴드수술 후 첫 1년까지는 하루 식사를 800㎉ 이하로, 이후엔 1000~1200㎉ 섭취하는 게 기본이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일부 음식이 밴드에 걸려 명치 부위에 걸리고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관건은 ‘식욕·식탐 조절’로 이를 간과하면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이 시술을 받은 환자가 폭식을 교정하지 않으면 2년 이내에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