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헐적 공기압박기·탄력스타킹 예방에 효과적 … 효과 미흡, 출혈 우려 없으면 헤파린 사용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위암수술 환자는 정맥혈전색전증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송교영·박조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와 김지일 혈관이식외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위암수술 환자와 정맥혈전색전증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심부정맥혈전증과 폐동맥색전증을 합쳐 부르는 명칭이다. 현재 미국에서만 연간 25만명 이상이 이 질환으로 입원하고 있으며, 매년 20만여명이 폐동맥색전증으로 사망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장거리 비행기여행 시 좁은 좌석에 앉은 승객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로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으로도 불린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색전증 빈도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색전증 예방법에 관한 권고안도 없다. 이에 송 교수팀은 한국인에서의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빈도, 예방법,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을 알아보기 위해 위암수술을 받은 200명을 간헐적 공기압박법만 사용한 군과 헤파린을 같이 사용한 군으로 나눠 혈전증 발생빈도 및 합병증 발생률을 조사했다.
최근 실시된 중간분석 결과 220명 중 3명에서 색전증이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간헐적 공기압박기만을 사용한 환자였으며, 증상 없이 하지정맥초음파로 진단됐다.
12명은 수술 도중과 후에 출혈이 있었는데, 이중 11명이 헤파린을 복용한 환자였다.
송교영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빈도는 서양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하지만 이번 임상연구 결과 상당수의 위암수술 환자에서 정맥혈전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수술 환자는 정맥혈전색전증의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예방 차원에서 공기압박기나 탄력스타킹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며 “출혈 문제가 없을 땐 헤파린 사용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암 환자는 혈액이 심하게 응고돼 일반인보다 색전증 발생률이 6배 높다. 암수술,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치료 등을 받거나 침대에 누워만 있는 환자는 색전증 위험이 더 크다.
이 때문에 미국암학회는 수술·화학요법이 필요하거나 장기간 병상에 누워있어야 하는 암환자는 색전증에 대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이번 중간 연구결과는 ‘외과수술종양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 인터넷판 지난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