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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세종병원, 필리핀 출신 심장병·청각장애 소아 치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10-15 13:55:11
  • 수정 2014-10-21 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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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맥관 2차로 나눠 동맥관개존증 치료 … 김성호 부장, 시술비 후원자 직접 발굴

김성호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부장(왼쪽부터), 걸리, 걸리의 어머니

심장전문병원 세종병원은 심장병과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필리핀 출신 걸리(8·여)의 1차 수술과 2차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걸리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질환과 와우질환을 앓아 호흡곤란, 발육부진 등을 겪었다. 또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언어를 구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걸리 가족의 월 소득은 일용직 전기기술자인 아버지가 벌어오는 20만원에 불과해 수술이 어려웠다.

그러던 중 걸리의 어머니는 선교사를 통해 한국 병원에서 무료로 심장병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선의복지재단이 진행하는 ‘해외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에 지원했다.

걸리가 진단받은 정확한 병명은 ‘동맥관개존증(PDA)’이다. 이 질환은 출생 전 열린 상태로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 출생 뒤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선천성 심장병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내막염, 심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환자는 치료시기를 놓쳐 심한 폐동맥고혈압이 나타났고 이로 인해 동맥관을 한번에 막으면 무리가 갈 수 있었다. 이에 치료를 맡은 김성호 소아청소년과 부장은 동맥관을 2차로 나눠 막기로 결정했다. 김 부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소아심장 전문의로 지난달 제주 한라병원에서 긴급 이송된 ‘심실중격결손이 없는 폐동맥폐쇄’를 앓는 신생아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걸리의 1차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며, 비용 문제로 2차시술을 망설이는 가족을 설득했다. 이 가족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직접 후원자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걸리는 지난 9월 2차시술을 받고 모든 치료를 마쳤다. 지난 7월에는 의료기관, 재단, 후원자의 도움으로 인공와우수술을 받아 정상 아이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김 부장은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이념으로 환자를 치료해 온 병원의 의료진으로서 걸리가 건강한 삶을 되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세종병원은 32년간 선천성 및 후천성 심장병을 치료해왔으며, 1989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심장병 환아의 무료수술을 1213례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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