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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수도권 진료 지방환자 1.5배 증가 … 동네의원 진료비 급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10-13 19:06:14
  • 수정 2014-11-04 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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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료비 2.6배 증가, 1차의료기관 외래환자 줄어 … 아동·청소년 진료비 감소

수도권 및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차의료기관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13일 열린 보건복지무 국정감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지방환자의 수도권 진료인원 및 진료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방환자 진료인원은 2004년 약 180만명에서 2013년 270만명으로 약 1.5배, 같은 기간 진료비는 9500억원에서 2조4800억원으로 약 2.6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지방환자 중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환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2004년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 약 2200만 명 중 180만명(8.2%)이 수도권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환자 2300만명 중 270만명(11.4%)이 수도권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진료비의 연도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라남도였다. 전라남도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 진료비는 2009년 1600억원에서 2013년 2500억원으로 36.4%, 같은 기간 진료건수는 186만건에서 214만 건으로 13.2% 증가했다.

문 의원은 “지방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률 증가는 환자 쏠림에 따른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료비 상승, 지방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권 문제, 의료자원의 비효율적 활용, 지역경제 및 국가 균형발전 저해 등 수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종별 의료기관의 의료전달체계 인프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경쟁력 강화 등 의료인프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의원의 상황도 좋지 않다. 최근 10년새 진료비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외래환자의 진료비 비중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은 2004년 35.6%에서 2013년 28.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원의 외래환자 진료비 점유율은 2004년 71%에서 2013년 62.2%로 급감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각 지역사회에 위치한 1차의료기관으로서 지역 주민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의 기반이다. 지역사회에서 다빈도로 발생하는 질병을 진료하고 의료자원을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경증의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진료할 때에도 종합병원 이상의 3차의료기관을 찾거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및 관리를 경시하는 경우가 많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문 의원은 “1차의료 활성화는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행태, 의료기관 종별 입장차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역할과 지원방향 등과 복잡하게 맞물려 개선이 어려운 과제”라며 “복잡한 사안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감 결과 최근 4년간 아동·청소년 진료환자의 진료비 비중은 줄었지만 4대 중증질환 및 조울증 환자의 수와 진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0~19세 아동·청소년의 총 진료비는 2010년 5조4400억원(12.47%)에서 2013년 5조5500억원(10.95%)으로 1.52%p 가량 줄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조울증 환자 수는 31.4%, 진료비는 23.9% 증가했다.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환자 수는 44%, 진료비는 24.4% 늘었다. 특히 심장질환과 희귀난치성질환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문 의원은 “아동·청소년의 건강은 곧 미래 대한민국의 건강으로 국가는 이를 잘 살필 의무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진료비 비중은 줄어든 상황에서 4대 중증질환과 조울증의 환자수 및 진료비가 증가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관계 부처와 협조해 질환의 증감현황, 질환별 특성, 사회적 환경 등을 고려한 효율적인 보건의료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복지부가 2011년 수립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기본계획’이 수립 후 3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이번 국정감사 결과 밝혀졌다.
이 계획은 의원, 병원, 대형병원간 역할 분담을 통해 적절한 비용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수립됐다. 의원은 외래환자에 대한 포괄·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제공해 1차의료의 역할을 강화하고, 병원은 경쟁력을 갖춘 전문병원 및 의료취약지역의 중심병원으로 육성하며, 대형병원은 중증질환자 진료와 함께 교육 및 연구기능을 강화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병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세부과제 30개를 선정해 2011년 하반기 내에 모두 완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 의원실 조사결과 30개 추진과제 중 완료된 것은 10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20개 과제 중 10개는 일부만 완료됐으며, 다른 10개는 현재 연구용역이나 시범사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원은 “국내 의료체계는 의료기관 종별로 기능과 역할이 분담되지 못하고 상호 중복 및 직접 경쟁하는 고비용·비효율 구조”라며 “복지부는 세부과제를 조속히 추진하고 이미 완료된 과제라 하더라도 효과와 문제점을 재검토해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기본계획을 내실있게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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