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열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교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축소위우회술이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회복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은 약화시켜 혈당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허경열·김명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교수팀은 축소위우회술을 받은 환자의 인슐린 분비기능과 저항성 변화를 조사한 결과 4년 이상 경과한 환자에서 인슐린 분비기능이 현저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 9월부터 축소위우회술을 받은 환자 중 4년 이상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37명을 대상으로 당화혈색소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 중 10명에게 췌장의 인슐린분비기능과 저항성에 대한 비교검사를 실시했다.

환자들의 수술 전 당화혈색소는 평균 9.08%에서 수술 1년 뒤 6.5%, 4년 후 6.2%로 떨어져 혈당조절이 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감수성을 고려한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을 나타내는 DI(Disposition Index)지수는 평균 2.5배 증가했다.|
췌장 베타세포의 초기 인슐린 분비기능 지표인 급성인슐린반응검사(인슐린 분비기능검사) 수치는 수술 전 0.12에서 수술 1년 뒤 0.16, 4년 뒤 0.24로 높아졌다.

인슐린 저항성은 수술 전 상태를 100%로 보았을 때 수술 1년 뒤 50%로 급감했으며, 시간이 경과하며 63%로 약간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인슐린 저항성은 조금 높아졌지만, 인슐린 분비의 증가로 혈당이 조절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허경열 교수는 “서구형 당뇨병은 비만에 의한 2형 당뇨병이 대부분이고 체중을 감소하면 쉽게 해결된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마른체형의 당뇨병 환자가 많으므로 췌장기능을 개선하고 치료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병수술로 알려진 축소위우회술은 한국형 당뇨병의 고질적 문제인 인슐린 분비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지난달 13일 열린 제1회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추계연수강좌에서 발표했다. 오는 25일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되는 제5차 아시아당뇨수술연맹학회에서 연구결과를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