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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서 얻은 여드름, 제대했는데도 여전하다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0-02 19:26:48
  • 수정 2015-03-21 15: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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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 60.4% 피부질환 1개 이상 보유, 가장 흔한 게 ‘여드름’ … 지속시 체내기능 이상여부 체크

국군 60.4%는 1인당 1개 이상 피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게 ‘여드름’으로 나타났다.

최근 남성 중에서도 여성 못잖게 뷰티·트렌드에 신경쓰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외모가 하나의 사회적 가치로 평가되면서 남성도 연령대를 불문, 자신을 가꾸는 것에 긍정적이다. 패션과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남성을 일컫는 ‘메트로섹슈얼’,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의미하는 ‘그루밍족’ 등 이같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신조어가 생기며 ‘꾸미는 남성’은 자신들만의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젊은 남성이 많이 모이는 군대 분위기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각종 훈련으로 상하기 쉬운 피부를 지키기 위해 보급품 항목에도 없는 속칭 ‘사제’ 브랜드화장품을 찾는다. 위장크림도 부대에서 보급하는 것 대신 ‘순한 성분’이 들어간 게 선호된다. 군대 간 아들·남동생·남자친구에게 피부관리 용품을 선물하고, 이를 선물받길 원하는 군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군인 신분에 사회에서처럼 각잡고 피부관리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군생활은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기엔 최악의 환경일 수밖에 없다. 낙후한 환경, 스트레스, 갑갑한 위장크림, 일광노출 등은 피부를 괴롭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군인 약 60%는 피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가 군인 1321명을 대상으로 피부질환 유병률을 역학조사한 결과 전체의 60.4%(798명)가 1인당 1개 이상의 피부질환을 가진 것으로 관찰됐다. 이 중 가장 흔한 피부질환으론 ‘여드름’(35.7%)이 꼽혔다.

이 때 얻은 여드름은 제대 후까지 고민거리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남성은 남성여드름이 발생할 확률이 여성보다 월등히 높은데다 군대에서는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해 피부가 상하기 마련”이라며 “이에 따라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장병이 적잖으며 군인 집단은 어떤 집단보다도 여드름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2012년까지 3년간 공군 비행단 의료 자문의원을 역임, 장병들의 피부관리를 맡아왔다. 당시 피부과를 우연히 방문하게 된 비행단장과 인연을 맺고 군부대 장병들의 피부를 치료하게 된 것이다. 그는 “당시 비행단장이 자신의 부대 병사들의 여드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며 “군대 환경이나 여건이 예전보다 나아졌다 하더라도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남성 대부분은 ‘부대생활만 끝나면 자연히 원상태로 돌아오겠지’하고 방치하기 마련이다. 간혹 휴가때 피부과를 찾아 염증주사를 맞기도 하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되는 데 그칠 뿐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한 것은 아니므로 다음달에도 같은 문제를 겪게 된다.

강형철 원장은 “여드름은 심한 흉터를 남기기 쉽고 모공까지 확장시켜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제대 후에도 여드름이 사라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원인이 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염증주사 등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당장의 피지선 염증은 완화되지만 원인이 되는 문제는 그대로 남아 문제가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제대 후 오랜기간 여드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몸의 내부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저런 치료를 받아도 치료를 그만 뒀을 때 여드름이 계속 올라온다면 기능의학적 검사를 고려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피부질환이 만성화되고 깨끗한 피부가 상하게 되는 주원인은 장·간·부신·갑상선 등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긴 ‘체내 기능이상’으로 볼 수 있다.

강형철 원장은 국내서 처음 피부과와 기능의학을 접목시켜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기능의학은 ‘기능영양의학’이라고도 불린다. 아직 생소한 분야이나 현대의학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체내 영양·생리·생화학적 상태 등 몸의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기능은 잡아 체내 밸런스를 맞춰준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선 기능의학적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 검사는 보통 △모발미네랄검사 △유기산검사 △장투과성검사 △순환기염증검사 △유전체검사 △아미노산검사 △지방산검사 △스트레스·호르몬검사 중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 시행한다.

이들 검사는 주로 소변·혈액을 채취해 이뤄진다. 배설물에는 식습관, 운동량, 혈관·장기의 건강상태 등이 그대로 반영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피부건강을 훼손하는 그릇된 영양섭취 패턴을 바로 잡아주며 치료를 시작한다. 증상을 개선시켜주는 미네랄, 식물추출물 등이 처방된다.

피부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를 확인해 ‘몸속 이상’부터 치유하면 피부가 좋아지는 게 당연하다. 다만 기능의학으로 피부질환을 치료하려면 3~6개월 정도 시간을 들여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생활패턴을 바꾸는 게 기본이다보니 즉각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기존 ‘시술’에 비해 치료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몸 속 이상패턴을 고쳐나가는 만큼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피부질환이 재발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드는 게 강점이다.

강 원장은 “이 과정을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기간으로 생각하며 치료에 임하면 피부뿐만 아니라 전반적 컨디션까지 개선된다”며 “필요한 경우 기존 시술을 병행하는데 이때 기능의학요법은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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