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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눈 좋다고 자만하면 노안 빨리 온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9-29 18:28:16
  • 수정 2014-10-27 10: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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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체 탄력성 급감해 발병시기 빨라져, 불안·우울증 동반 … 정밀검사로 안질환 여부 확인해야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

40대 후반부터 작은 글씨가 안보이는 노안이 찾아오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하게 된다. 동아대병원 등 3개 병원이 안과환자 800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36~40세의 노안 비율이 2006년 3%에서 2011년 7%로 늘었다. 기본적으로 45세가 넘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서 언젠가 한번은 노안이 찾아오게 마련이라는 게 안과 전문의들의 견해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모양체의 기능이 감소해 원거리에서 근거리로의 초점 변경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카메라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가까운 곳을 볼 때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 얇아지는 방식으로 초점을 조절한다. 모양체는 수정체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수정체 두께와 굴절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노화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모양체근이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원시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데 노안은 나이가 들어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을, 원시는 눈의 굴절력에 이상이 생겨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못하는 증상을 의미한다.
원시는 안구 길이가 선천적으로 짧거나, 당뇨병 등으로 수정체의 굴절력이 떨어지거나, 모양체가 지나치게 수정체를 이완시켜 두께를 얇게 만듦으로써 일어난다. 원시는 어린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멀리 잘 보이도록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시력을 교정하면 가까운 곳도 잘 보인다. 그러나 노안은 시력을 교정한 뒤에도 가까운 곳이 잘 보이게 않게 된다.

노안은 중·노년기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다. 2011년 대만에서 실시된 한 설문조사 결과 중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흰머리나 주름살이 아닌 노안이었다. 노안 환자의 약 30%가 불안, 우울증, 불면증, 두통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었을 때 약한 원시가 있어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였다면 수정체의 탄력성이 급격하게 떨어져 노안이 빨리 올 가능성이 높다. 또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가까운 거리의 화면을 너무 집중해서 보면 모양체 근육이 장시간 긴장 상태로 있게 되는데, 이런 경우 모양체의 기능이 떨어져 노안 발병시기가 앞당겨진다.

노안 치료법으로는 엑시머레이저를 이용한 위조절각막성형술(Pseudo accommodative cornea, PAC)과 다초첨인공수정체삽입술이 있다. 레이저수술은 젊은 시절 먼 거리 시력이 나빴던 환자가 노안이 왔을 때 주로 시행한다. 각막 표층을 두 개의 동심원을 그리듯이 레이저로 깎으면 눈 중심부는 원거리를, 주변부는 가까운 곳을 볼 수 있도록 시력이 교정된다. 수술시간은 10분 내외이며 수술 후 3일 정도 쉬어야 한다. 다른 노안수술보다 안전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며 나이 제한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이 수술은 노안 증상이 심하거나 백내장이 있는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수정체를 다초점렌즈로 교체하는 다초첨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실시한다. 이 수술은 원·근거리시력을 모두 개선하고 노안과 백내장을 함께 치료한다는 게 장점이다. 이 수술의 핵심은 노안교정용 비구면렌즈다. 최근 자주 쓰이는 렌즈는 미국 알콘(Alcon)의 ‘레스토’(ReSTOR), 렌티스(Lentis)의 ‘엠플러스’(Mplus) 등이 있다. 비구면렌즈는 눈 형태와 비슷하게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평평해지는 구조를 띤다. 덕분에 다초점기능을 갖게 돼 야간 불빛번짐이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다른 노안수술에 비해 비용이 다소 비싸고, 망막질환이나 녹내장 등 안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적용이 불가능한 게 흠이다.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은 “노안수술이 적합한 연령대는 60대 초반까지로 이후엔 상처치유능력이 점차 감소해 수술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40대 이상인 사람은 1년에 한번씩 안과를 찾아 안압검사와 시신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안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지만 정작 치료법이나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다르므로 자신의 눈 상태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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