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근경색 발생부위 정상군보다 작아 … 심근경색 위험 29.4%로 정상군의 36%보다 낮아
한주용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비만의 역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주용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193명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환자는 정상체중 환자보다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심근경색증으로 한 번 손상된 심장근육은 재생되지 않으므로 발생 범위가 작을수록 치료결과가 좋고 치료 후 삶의 질이 높아진다. 이번 연구에서 비만인 심근경색 환자 83명과 정상체중 환자 110명은 BMI 이외에 다른 임상적 차이는 없었다.
비만군의 평균 BMI는 27㎏/㎡로 고도비만 환자(30kg/㎡) 5명이 포함됐다. 정상체중 환자는 평균 BMI는 22.6kg/㎡ 이었다.
비만군의 평균 나이는 56.2세, 정상군은 58.3세로 비슷했다. 또 두 군 모두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흡연,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심근경색 관련 요인을 갖고 있는 환자의 비율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심근경색이 발생한 부위의 크기는 달랐다.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비만인 심근경색 환자는 좌심실 전체 용적 대비 심근경색 발생범위가 17.9%, 정상체중 환자는 20.8%였다.
심근경색 발생 가능 영역을 측정한 값도 정상체중 환자가 더 높았다. 비만인 환자는 좌심실의 29.4%, 정상체중 환자는 36%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됐다. 이는 정상체중인 심근경색 환자가 심근경색이 재발하거나 관련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6개월간의 추적관찰 결과에서도 비만군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정상 체중군은 3명이 사망했다.
이전 연구에서 비만인 환자는 심근경색 후 사망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기전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연구결과도 발표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연구는 ‘비만의 역설’에 대한 기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한 교수는 “심근경색에서 비만의 역설이 성립하는 이유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비만이 다른 심장질환의 발병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사실은 여전한 만큼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로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