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음파 영상을 보면서 치료제를 특정 부위의 암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국내 의료진과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윤태종 차의과학대 교수, 이학호 미국 하버드대 메사추세츠병원 교수와 함께 초음파영상 유도하 약물전달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술은 미세기포를 이룬 초음파조영제에 유전자치료제 및 항암제가 포함된 리포좀을 결합한 치료·진단 겸용 복합체를 만들고, 여기에 특정 암세포를 찾을 수 있는 물질을 붙여 치료제를 선택적으로 전달한다.

연구팀이 만든 미세기포·리포좀 복합체는 크기가 약 1㎛(마이크로미터)로 몸에 주입된 뒤 혈관 안에 머무른다. 이후 외부에서 초음파영상을 보면서 암이 있는 부위에 초음파에너지를 쏘면 복합체가 풍선 터지듯이 확산된다. 이 원리로 치료제가 포함된 리포좀은 혈관 바깥으로 빠져나가 특정 암세포의 막에 부착되고 세포내로 치료제를 전달한다.

장기간 반복되는 항암치료는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환자, 보호자, 의료진에게 부담을 준다. 반면 특정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기전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다.

이학종 교수는 “초음파영상을 보면서 병변이 있는 곳에서만 미세기포를 터뜨리면 일반적인 항암제보다 적은 양으로 높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고 부작용이 적다”며 “초음파영상으로 병변을 볼 수 있는 전립선암, 유방암, 간암, 간 전이암, 췌장암 등의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세기포·리포좀 복합체를 이용하면 항암제뿐만 아니라 특정 효소 등도 암세포로로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9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