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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내 몸 분명 불편한데 ‘건강염려증’이라뇨 … 체내 기능이상 확인해봐야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9-18 15:29:06
  • 수정 2014-09-28 11: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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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장애 환자, 알고보니 ‘장내 곰팡이’ 증식 원인 … 마그네슘·비타민 등 복용 후 수면제 끊어

기능의학은 내 몸에 부족해 필요한 것은 채우고, 과도한 요소는 제거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토록 돕는다.

“분명 몸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병원만 가면 정상이라니, 너무 답답하다.” 직장인 정 모씨(54)는 건강관리에 굉장한 투자를 해왔다. 철저한 식단조절과 운동으로 몸관리를 했지만 나이를 이길 순 없는지 계속 속이 답답하고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다. 좋아하던 생선, 조개 등도 몸에서 받지 않아 3개월째 멀리하고 있다. 최근 응급실을 3번이나 찾아갈 정도로 이상해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역시 ‘문제 없다’로 판명됐다.

이상이 없는데도 자꾸 병원을 찾는 정 씨의 행동에 가족들은 ‘닥터 쇼핑’을 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며 “이상이 없다는데 너무 아픈 것 자체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건강염려증을 의심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정 씨를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으로 보기엔 다른 점이 있다. 건강염려증은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 자체가 문제되는 게 아니라 환자 스스로 심각한 질환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거나 두려워하는 게 더 큰 문제여서 정 씨처럼 특정 증상으로 고생하는 것과는 궤가 다르다.

이렇다보니 정 씨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몸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이라고 말하니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구조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부변화, 만성피로, 소화불량, 수면장애 등을 달고 사는 사람이 적잖다”며 “이들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장·간·부신·갑상선 등 여러 장기의 기능 자체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대기오염·황사·스모그·지하철공간·새집증후군·환경호르몬·음식첨가제·방사선 등에 자주 노출되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기능의학검사로 자신의 체내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능의학은 기능영양의학이라고도 불린다. 아직 국내서 생소한 분야이나 현대의학의 탄탄한 기초지식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생리·생화학적 상태를 이해해 몸의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기능은 잡아 건강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일종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작업인 셈이다.

이 학문은 10여년전 국내에 처음 소개돼 본격화된 것은 5년 남짓이다. 현재 수백명의 기능의학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처음 도입됐을 땐 ‘영양소로 무슨 치료가 되겠느냐’며 배척받았지만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최근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강 원장은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모든 문제를 기능의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며 “기능의학검사로 자신의 상태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만큼 일종의 맞춤처방인 셈”이라고 소개했다.

예컨대 수면장애로 내내 고통받던 한 50대 여성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통에 오랜 기간 수면제를 달고 살았다. 약을 꾸준히 복용하다보니 매일 아침 일어날 때 머리가 탁하고, 하루 종일 피곤함에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기능의학에 대해 알게 돼 모발검사·유기산검사 등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이 여성에겐 장에 곰팡이가 많이 증식돼 있어 장치료와 함께 마그네슘·비타민 등 부족한 영양소를 처방했다. 그는 영양소를 복용하고 점차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돼 수면제를 끊을 수 있었다.

즉 환자마다 각기 다른 생화학적 물질대사의 이상 패턴을 찾아 영양학적 방법으로 치료, 최상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다른 약물을 활용하는 것에 비해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부작용이 없고 내 몸에 딱 필요한 성분을 처방하는 만큼 증상이 재발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타고난 유전적 형질, 라이프스타일, 식이습관, 직업 등 환경적 영향에 따라 모두 생리학적인 반응은 다르므로 환자를 다룰 때에도 이런 개인적 특성을 중심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모토다. 강형철 원장은 “신장·심장·간 등 세포마다 에너지대사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고 이를 활성화시켜야 몸 전체의 기능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사람에게 과도하거나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모발미네랄검사 △유기산검사 △장투과성검사 △순환기염증검사 △유전체검사 △아미노산검사 △지방산검사 △스트레스·호르몬검사 중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 시행한다.

보통 소변·모발·혈액·타액 등을 채취해 이뤄진다. 배설물 등에는 식습관, 운동량, 혈관·장기의 건강상태 등이 그대로 반영된다. 소변검사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본 소변을 받아와야 한다. 이는 지난밤 이뤄진 체내 대사를 여실히 반영, 몸 속에 돌아다니는 노폐물(대사산물)이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모발은 최근 3개월간의 대사상태 및 세포조직 속 중금속·미네랄 상태를 알 수 있다. 두피쪽에서 가까운 부위의 모발을 활용한다. 타액은 현재 뱉은 시간대의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로, 침 속의 코티졸·성호르몬 등이 단서가 된다. 

강형철 원장은 “검사 결과로 나온 지표를 해석하고 환자에게 개선점을 알려주는 게 의사의 역할”이라며 “건강을 훼손하는 잘못된 영양섭취 및 생활패턴을 바로 잡아주며 치료를 시작하고, 증상을 개선시켜주는 미네랄·식물추출물 등을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인은 과거보다 오염된 상태에 노출되기 쉽고 더 많은 종류의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정작 섭취해야 할 것은 놓치고 방부제 등 음식첨가물에 의해 영양소의 기능이 방해받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건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능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자신에 부족한 기능성 영양물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최적의 물질과 용량을 선별해 투여함으로써 만성피로(무기력증), 난치성피부질환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에서 헤어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새로서는의학연구회 회장, 대한항노화학회 학술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올바른 기능의학에 대해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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