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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한 상태서 임신, ‘순산에 난항’ … 계획단계부터 건강관리 필수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9-16 11:33:21
  • 수정 2014-09-19 16: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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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분만 어렵고 임신성당뇨 등 합병증 우려 … BMI지수 30이상, 임신 중 의사와 상담 후 체중조절

임신 중 자연스레 살이 찌는 것은 맞지만, 임신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과체중을 넘어섰다면 조금씩 체중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임신 중 자연스레 살이 찌는 것은 맞지만, 임신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과체중을 넘어섰다면 조금씩 체중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임신 전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임신·출산·둘째 임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라면 체중조절에 힘써야 한다.

스키니해질 정도로 다이어트에 올인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정상체중의 범주에 들어와야 건강한 아기를 만날 확률이 높고 임신 과정도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산모들은 내과적 질환의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임신 전부터 건강검진을 받아보며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과정이 필수다.

실제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 비만이라면 자연 임신 가능성이 줄고, 배란장애 및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방장훈 호산여성병원장은 “임신 전 이미 비만하면 자연분만이 힘들어져 제왕절개를 시행하게 되기 마련”이라며 “비만한 산모는 제왕절개 후에도 회복이 오래 걸려 임신 중에도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신이 어렵거나 임신 중 고혈압과 임신중독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간혹 임신 중 급격한 체중증가는 ‘임신성 당뇨’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데, 임신 중 공복시 혈당치가 110~120㎎/㎗인 상태를 말한다. 이런 경우 태아까지 비만이 되면서 ‘거대아’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일부 아기는 태어난 후 당뇨병 환자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인공수정을 해도 난자의 질이나 자궁내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해 성공률이 떨어진다. 결국 의사의 권고에 따라 체중감량 후 임신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적잖다.

심지어 ‘비만 여성은 살을 뺄 때까지 불임치료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영국불임학회 루터포드 박사팀은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의 고도비만 여성에게는 체외수정 등 불임 치료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비만한 여성은 불임수술 중 안전한 마취가 가능한지에 대한 보장이 없고, 초음파로 난소를 관찰하는 데 지장을 받을 수 있으며, 체외수정 후 유산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뚱뚱한 여성들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이같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최상의 방법”이라며 “여성에서 불임치료는 체질량지수가 30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살을 뺀 상태에서만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임신 중에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체중에 관계 없이 음식을 억지로라도 많이 먹는 경우가 적잖다. 맞는 말이지만 ‘잘 먹는 것’과 ‘많이 먹는 것’은 분명 다르다. 영양분을 생각하고 현명하게 음식을 섭취해야 잘 먹는 것이고, 임신했다고 무조건 먹고싶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출산 후 더욱 비만해지거나 감량을 어렵게 한다. 

심지어 비만한 상태에서 임신하면 살이 찌면서 이후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다. 방장훈 병원장은 “산모의 키·체격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임신 절정기에 보통 11~16kg 정도는 찌우는 게 정석”이라며 “다만 BMI 25~29 사이의 과체중 산모는 7~11㎏ 늘어나는 게 바람직하고, BMI 지수가 30이 넘는 고도비만자는 의사와 상담 후 조절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비만한 상태에서 임신했다면 당분간 체형관리보다 적정 시기에 맞는 영양소 섭취가 우선이다. 방 병원장은 “다이어트 중 임신하면 체중감량이 불가능해져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태아에게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살 빼는 것을 임신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면 임신 전에 자신에게 잘 맞는 피임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이어트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임신 초기 태아가 약물에 노출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비만한 상태에서 임신 초기에 입덧까지 없다면 초기 체중이 급격히 늘면서 임신 중기 이후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고도비만이더라도 임신 중에는 체중조절이 어려운 만큼 포만감은 높고 칼로리는 낮은 식단을 구성하는 게 관건이다. 인스턴트식품이나 고지방·고탄수화물식사 대신 과일, 야채, 지방이 적은 고기, 혼합 곡식 등을 먹는 게 좋다.

임산부라도 초기 유산이나 후기 조산 등 특별한 위험만 없으면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책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체중관리와 심장·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뼈 손실을 막는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뇌의 생화학물질의 분비를 유도함으로써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

요가 등 가벼운 체조는 임신 4개월 이후부터 시행하면 된다. 다만 임신 3개월 이후엔 심박출량이 줄어들어 태아의 산소부족을 유발하는 스파인 자세(Supine position, 배와위, 背臥位, 하늘을 보고 반듯이 누운 자세)는 금한다. 또 갑작스러운 동작을 시행하는 것과 복부에 직접 자극이 되는 동작은 피한다. 체온이 39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위험하므로 핫요가는 자제하는 게 좋다.

임신 막달에 걷기운동은 산후비만 예방뿐만 아니라 출산 자체에도 도움이 된다. 뱃속의 아기들은 중력을 받으면 쉽게 아래로 내려오고 중력을 받지 못하면 그 자리에 있으려는 성향이 있어 산모가 자주 눕거나 앉아있으면 그만큼 분만신호가 느려진다. 산책 등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방장훈 병원장은 “산모가 통증이나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적당량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달리기 등 과도한 운동은 삼가고 출혈이나 복통이 있으면 중단하고 주치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신성 고혈압, 자궁막 파열의 위험이 있는 사람, 임신 3개월 후 지속적으로 출혈이 나타나거나 심장질환·당뇨병·빈혈·갑상선 항진증 등 지병이 있는 산모, 저체중 산모 등은 임신 중 운동이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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