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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원인은 ‘치맥’?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9-10 15:25:24
  • 수정 2014-09-10 15: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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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 퓨린농도 높아 ‘상극’, 고칼로리음식도 일조 … 회식·술자리 잦은 40대 이상 남성서 흔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0일 ‘통풍’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풍에 시달리는 대상은 주로 중년층 이상의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은 관절질환 중 혈중 요산농도가 높아져 관절이나 연골 주위에 쌓이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주로 엄지발가락에 나타난다.

지난해 남성 환자는 26만6378명, 여성은 2만5731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0.4배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환자수도 남성이 1066명, 여성은 104명으로 남성이 10.3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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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70세 이상이 1273명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1232명, 50대 989명, 40대 743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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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이름붙여졌다”며 “‘병중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체에는 적절한 수치의 요산이 존재하지만 간혹 요산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먹거나, 체내서 요산이 과도하게 만들어지거나, 신장으로 제대로 배설되지 않으면 요산 수치가 올라가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긴다”며 “대개 술을 많이 마시는 건장한 체격의 중년 남성에서 흔하며, 여성호르몬이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폐경기 전의 여성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purin)이라는 물질이 인체 내에서 대사되고 남은 산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체내 요산 생산량은 정상이지만 신장이 요산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거나, 우리 몸이 너무 많은 양의 요산을 만들면 요산 수치가 높아진다.

하지만 혈액 속 요산수치가 상승한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치가 올라가고 10년 정도 경과하면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시작되고, 이 상태에서 치료하지 않은 채로 10년 정도 지나면 만성 결절성 통풍 단계로 악화된다. 대개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성관절염(전형적인 통풍 증상) △간헐기통풍 △만성 결절성 통풍 등 4단계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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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통풍은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 질환은 혈액 내 요산수치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통풍을 앓거나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술’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요산을 과도하게 만들고, 소변으로 배설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통풍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맥주는 요산의 원료가 들어있어 통풍과는 상극인 음식으로 통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금주는 필수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회식을 피하기 어렵고, 운동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면서 성인병에 걸리는 확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혈중 요산수치는 자연히 상승한다. 통풍은 수치가 상승되고 10년 정도 경과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40대 이후 남성에서 질환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진료인원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총 진료인원은 2009년 20만1665명에서 2013년 29만2109명으로 연평균 9.7%씩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도 2009년 419명에서 2013년 588명으로 연평균 8.9%씩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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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진료비도 2009년 351억원에서 2013년 488억원으로 연평균 8.6%씩 증가했다. 외래 진료비는  2009년 158억원에서 2013년 248억원으로 연평균 11.9% 늘었다. 입원 진료비, 약품비 등에 비해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질병이든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찬희 교수는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요산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성인병과 동반된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요산저하제를 복용하면서 요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에 대한 엄격한 식이제한보다는 성인병을 일으키는 음식 자체에 대한 식사조절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운동하거나, 혹은 날씨가 더워 땀을 많이 흘리면 통풍발작이 올 수 있다. 이는 체내 요산의 양은 변함이 없더라도 수분이 빠지면서 일시적으로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면 통풍 발작을 예방할 수 있다. 갑자기 체중이 감소하거나, 자주 굶거나, 열이 날 때 통풍발작이 오는 것도 몸 속 수분이 먼저 감소하기 때문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많이 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콩팥에 축적되어 있는 요산을 씻어 내릴 수 있다. 특별히 땀을 많이 흘리지 않더라도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통풍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요산수치를 떨어뜨리고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다. 치료법은 질병의 단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시기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다. 고요산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며 요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우선이다. 통증이 심해진다면 ‘절대 휴식’이 1순위다. 염증을 억제시키기 위해 소염진통제, 콜키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급성기에는 혈중 요산수치를 급격히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급격한 요산수치의 변동은 급성기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요산저하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복용하던 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급성기 치료를 병행하고, 요산저하제를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급성기 치료로 통증이 가라앉은 다음 요산저하제를 복용해야 한다.

통풍이 만성화됐다면 요산저하제를 사용하게 된다. 약제를 처음 시작하면서 요산수치가 떨어지면 갑자기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량의 소염진통제나 콜키신을 같이 투여한다. 고요산혈증으로 인해 체내에 축적된 요산까지 배출하려면 요산수치가 적어도 5㎎/㎗는 유지돼야 하므로 약물을 활용하게 된다.

이찬희 교수는 “요산저하제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 통풍이 재발될 수 있어 약은 거의 평생 동안 복용해야 한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조절할 수 있는‘만성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풍약은 장기간 복용해도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콩팥기능의 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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