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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에볼라바이러스 사망자 2000명 넘어, 공포감 확산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9-09 22:56:18
  • 수정 2014-09-19 16: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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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아프리카, 내전 버금가는 경제적 충격 … 테크미라·GSK·사렙다 등 제약사 백신 임상시험 돌입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창궐한 에볼라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 5개국의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자는 총4293명이며 이중 2296명이 사망했다.

WHO는 성명을 통해 “서아프리카 에볼라 감염국가들에서 에볼라 추가 감염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라이베리아는 3주 이내에 수천건의 새로운 감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서아프리카에 국한됐던 감염 범위가 점차 중앙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던 콩고민주공화국(콩고)에서도 최소 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WHO 설립 이후 세번째로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포했다. 첫번째 PHEIC는 2005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됐을 때, 두번째는 지난 5월 파키스탄·카메룬·시리아 등에서 소아마비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졌을 때 선포됐다.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등 에볼라 창궐 국가는 내전에 버금가는 경제적 충격을 겪고 있다. 에볼라 확산으로 경제활동 자체가 둔화되고 보건의료 비용 지출이 급증한데다 주변국의 국경을 폐쇄하는 폐쇄를 포함해 입·출국, 화물 유출입이 제한 되는 등 전염을 우려한 각국의 보호막이 이들 국가 경제상황을 나락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것이다.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리는 에볼라바이러스는 과거 중앙아프리카에서 풍토적으로 나타나 최근 서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다. 감염 초기 발열, 근육통, 구토, 설사와 복통 등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출혈 양상을 보인다.
저혈압과 출혈에 의한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발병 후 일주일에서 보름 사이 최대 치사율이 90%에 달한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볼라바이러스 백신의 임상시험이 최근 영국과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안전성과 예방효과는 아직 정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백신의 보급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라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지부지했던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개발은 최근에서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 소규모 제약사인 맵(Mapp)바이오파마수티클이 개발한 실험용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약물 ‘지맵(Zmapp)’은 현재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약물은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살아남은 실험용 쥐 3마리의 체내에서 뽑아낸 항체를 담뱃잎 등에서 추출한 물질과 칵테일처럼 섞어 만든다. 인체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시스템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을 원숭이 4마리에 투여하고 5주 후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시킨 결과 원숭이들이 별다른 증상 없이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백신을 투여하지 않은 원숭이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6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이 백신은 침팬지 감기 바이러스를 이용해 제조됐다.
하지만 원숭이에게 백신을 주입하고 10개월 뒤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시키자 생존율은 절반에 불과했다. 투여 후 시간이 지나면서 약효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초로 백신을 투여하고 2개월이 지난 뒤 수두바이러스를 이용한 ‘촉진’ 백신(booster shot)을 추가 주입했고, 이처럼 종류가 다른 백신을 2회 투여받은 원숭이 4마리는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에도 모두 생존했다.

캐나다 제약회사인 테크미라는 에볼라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안전성 입증을 위해 소수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문을 제기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미국 제약사인 사렙다도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만 완료한 상태다.

마리 폴 키에니 WHO 사무차장은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회복된 사람들이 많이 있어 치료에 필요한 혈청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11월부터 에볼라에 맞서고 있는 의료진을 시작으로 백신을 투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10명의 에볼라 감염 의료진에 투여된 지맵은 효과가 아직 분명하지 않은데다가 양도 매우 제한적”이라며 “다양한 백신의 안전성 검사가 시작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에볼라바이러스의 국내 전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호흡기나 공기를 통해 감염되지 않아 전염력이 낮기 때문이다. 또 국내 의료수준은 아프리카보다 월등히 높아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2차감염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9~10월 신혼여행을 계획 중인 예비 신혼부부들은 최근 외교부가 ‘특별여행주의보’로 지정한 서아프리카지역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 라고스, 나이지리아 등은 피해야 한다. 또 에볼라바이러스 환자와의 피부나 체액에 접촉할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역의 장례식장, 의료시설은 접근을 삼가야 한다.

해외여행을 할 땐 특히 먹거리에 신경써야 한다. 끓인 음료수 또는 병, 캔에 든 안전한 음료수를 마시고 위생처리가 불결하거나 의심되는 길거리 음식은 절대 먹지 않도록 하고 잘 요리된 충분히 익힌 음식만 먹어야 한다.

정 교수는 “에볼라바이러스는 날 음식을 먹는 아프리카인들의 식습관으로 인해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해외여행을 갔을 때 과일박쥐, 침팬지, 고릴라 등과의 접촉을 피하고 위험 지역의 동물원 등도 출입을 삼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격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입국시 공항, 항만 국립검역소 검역관, 가까운 보건소, 질병관리본부 등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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