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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서울성모병원, 3D프린터 기술로 대동맥질환 치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8-26 16:18:24
  • 수정 2014-09-17 16: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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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맥 모형 본 떠 수술계획 수립 … 스텐트 길이 미리 측정해 치료효과 높여

강준규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3D프린터로 본 뜬 대동맥 모형을 보며 대동맥질환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송현·강준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흉부외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3D프린터를 이용한 대동맥질환 수술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3D프린트 기술은 ‘제3의 산업혁명’으로 불릴 만큼 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의학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이비인후과 및 치과에선 치료에 필요한 인공보형물을, 다른 임상과에서는 인공장기를 제작하고 있지만 안전성 문제로 사용이 다소 제한적인 상황이다.

송 교수팀은 3D프린터로 출력한 대동맥 모형으로 정확한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지난 4월에는  대동맥류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강 씨(60)를, 지난달엔 대동맥박리증 환자인 오 씨(60·여)를 치료했다.

오 씨는 2012년 12월 심한 가슴통증으로 병원을 찾았고 대동맥이 찢어지는 대동맥박리증을 진단받았다. 심장과 바로 연결된 대동맥 부위가 찢어지는 A형 대동맥박리증여서 수술을 빨리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웠다. 
급성 A형 대동맥박리증의 경우 발생과 동시에 환자의 40%가 사망한다.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사망률이 1%씩 늘어 이틀 후엔 환자 절반이 사망하게 된다. 

당시 의료진이 오 씨에게  병이 있는 부위의 대동맥을 제거하고 인조혈관으로 대치하는 ‘혈관대체술’을 시행한 결과 부풀어올랐던 대동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 7월 검사결과 수술받은 대동맥과 바로 이어지는 하행대동맥이 다시 찢어져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평소 고혈압이 있던 오 씨의 혈액이 파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혈압을 낮추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했다. 그러나 하행대동맥 지름이 6㎝를 넘기자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팀은 수술 전 3차원 입체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영상화한 대동맥을 3D프린터로 출력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대동맥 실물과 같은 모형을 보며 몇 차례의 수술계획을 세웠다.
대동맥질환수술은 난이도가 높고, 도중에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술 후 합병증 및 사망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한 계획이 중요하다.

과거엔 가슴을 크게 절개해 망가진 대동맥을 모두 들어냈지만 최근에는 그물망으로 이뤄진 ‘스텐트 그래프트’를 삽입하는 시술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수술팀은 시술과 수술의 장점만을 혼합한 하이브리드수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8일엔 흉부외과의 혈관수술, 다음날엔 영상의학과의 스텐트시술이 계획에 맞춰 정확하게 시행됐다.

먼저 흉부외과에서는 뇌로 분지되는 경동맥, 뇌와 좌측 상지로 분지되는 쇄골하동맥이 시작되는 부분을 막아 뇌손상을 예방키로 했다. 이를 위해 좌측과 우측 경동맥, 좌측 경동맥과 좌측 쇄골하동맥을 인조혈관으로 연결하는 경동맥간 우회로술을 실시했다.

영상의학과에선 스텐트를 삽입해 박리가 처음 시작된 대동맥의 구멍을 막았다. 이는 건물의 큰 기둥에 구멍이 생겼을 때 시멘트를 발라 물이 새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물망으로 이뤄진 스텐트는 구멍을 막아 대동맥 파열을 방지한다. 수술결과는 성공적이었으며, 오 씨는 지난 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번 수술에서 의료진은 실물에 가까운 모형을 보며 필요한 스텐트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보호자와 환자에게 치료계획을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대동맥 CT검사 결과로 스텐트시술 계획을 세웠다. 3D영상이었지만 결국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환자의 대동맥 지름이나 길이를 측정해야 했다. 그러나 실제 혈관은 평면이 아닌 곡선으로 이뤄져 있어 컴퓨터 모니터로 측정했을 때와 달리 실제 시술에선 스텐트를 여러 개 삽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강준규 교수는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갑자기 극심한 흉통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복부에 심장박동에 따라 움직이는 덩어리가 육안으로 확인되거나, 정기 건강검진에서 심장 근처의 종격동(해부학적으로 양측 폐를 분리하고 있는 조직과 기관)이 넓어진 소견이 관찰될 경우 대동맥질환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송현 교수는 “최근 3D프린터로 인공장기를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동맥류수술 전 환자의 장기를 제작해 치료계획에 처음으로 적용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모든 대동맥류 환자에게 확대 적용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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