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90%가 원인 모를 ‘특발성’ … 정확한 원인 몰라 예방법 없어 조기진단 관건
최양문 군포병원 척추클리닉 과장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에 노출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0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가운데 10대가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2006년엔 43.1%에서 2010년 46.5%로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10대의 허리가 휜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10대 청소년 사이에 척추측만증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평소 메는 무거운 가방, 몸에 맞지 않는 책상, 오랜시간 의자에 앉아있는 자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도 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측만증이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기에 주로 나타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키가 자랄 때 척추가 같이 휘어지다가 성장이 멈추면서 휘는 증상도 사라진다. 남자보다 여자의 발병률이 5배 정도 높고, 초경을 시작할 무렵에 흔히 나타나 주의해야 한다. 유전적인 요인은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의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 일직선이며, 옆에서 보면 S자 모양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다. 반면 척추측만증은 옆에서 봤을 때 S자로 휘거나 굽어져 있다. 사람의 몸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휜 각도가 10도 이상인 경우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척추측만증은 통증이 없고, 10~20도 정도 휘어지면 외관상 큰 표시가 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 보통 40~50도 휘어져 등이 마치 뒤틀린 것처럼 보일 때 병원을 찾는다. 만약 자녀가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자세로 필기하거나 바르지 않은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한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있다. 단순한 습관일 수도 있지만 척추가 많이 휘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 교정치료를 하면 70% 정도 증세가 개선된다. 하지만 50~60도 이상 휘는 중증인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수술은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등에 긴 흉터를 남겨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렇다할 예방법도 없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최선이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휜 상태로 척추가 굳어지면 성인이 된 후에도 중력의 영향으로 조금씩 척추가 휘면서 등이 굽은 것처럼 보이거나 쉽게 퇴행성질환이 유발된다. 이미 뼈가 단단히 굳은 상태이기 때문에 교정이나 수술로도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방치할 경우 요통에 시달리거나 성인이 된 후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양문 군포병원 척추클리닉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성장기에 척추측만증이 나타나면 키가 크는 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휘어진 정도가 심하면 예민한 사춘기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자가진단을 통해 이상이 발견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 자가진단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되면 방학기간을 이용해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쳐 있다
-어깨 견갑골(날갯죽지뼈)의 한쪽이 더 튀어나와 있다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골반이 평행하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상체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한쪽 등이나 어깨가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