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사는 직장인 김아현 씨(27·여)는 얼마 전 회사에서 창피한 일을 당했다. 민소매 원피스 차림으로 출근한 날, 직장 동료들의 어색한 표정을 보고 직감적으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여자 후배가 살짝 다가와 “언니, 오늘 제모 안 했어요?” 하고 물었을 때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정으로 최근 겨드랑이 제모에 신경쓰지 못한 것이다. 급히 화장실에서 족집게로 제모했지만 이미 남들은 삐죽삐죽 튀어나온 겨드랑이 털을 다 보고난 뒤다.
민소매 등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철에 겨드랑이 제모는 여성이 지켜야 할 에티켓으로 꼽히는 분위기다. 남성이 출근 전 매일 면도하듯이 여성도 겨드랑이나 다리 등을 깨끗이 관리하는 게 일상화된 것이다. 겨드랑이 털은 잘 보이지 않고, 빨리 자라기 때문에 자주 제모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보통 체모는 하루에 0.2∼0.4㎜ 정도씩 자란다. 하지만 겨드랑이털은 머리카락보다 평균 2배 정도 빨리 성장해 거의 매일 제모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 제모용품 회사가 ‘우리나라 여성의 제모 습관’을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면도기를 이용해 제모하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제모크림, 족집게, 왁싱 등이 뒤를 이었다. 셀프 제모는 가정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털을 제거할 수 있어 선호된다.
하지만 매일 또는 자주 제모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세균감염 및 피부 트러블에 노출될 수 있다. 면도기로 제모하는 경우 색소침착·금속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제모 후 까칠한 느낌이 들고, 털이 다시 자랄 땐 가렵고 따갑다.
최근엔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아 레이저제모를 받는 여성이 늘고 있다. 레이저제모는 제모하고 싶은 부위에 레이저를 쏘면 검은색 멜라닌색소에 흡수된 빛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며 검은 털을 파괴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주위 피부조직이 손상되지 않고 모근만 파괴해 안전하다. 셀프제모와 달리 모낭염, 홍반, 색소침착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장점이다. 제모용 레이저 중 소프라노레이저는 털을 제거하는 동시에 피부탄력까지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에너지가 진피층 깊숙이 전달돼 콜라겐을 재생시켜 피부탄력을 높이는 것이다.
레이저제모는 털의 성장주기를 고려해 4~6주 간격으로 4~5회 정도 시술받으면 효과적이다. 부위별 모근과 털의 세기에 따라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시술 후 땀을 흘리거나 자외선에 노출되기 쉬워 시술 후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이창호 창원 엘리나의원 원장은 “시술 후 자외선에 노출되면 색소침착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외선을 잘 차단해주는 게 포인트”라며 “시술 당일에는 사우나나 심한 운동은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물놀이도 모낭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제모 후 2∼3일 정도는 수영장 등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