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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피부질환 자꾸 재발한다면 … 원인은 고장난 ‘체내 기능이상’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29 15:03:25
  • 수정 2014-08-05 14: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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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 국내서 처음 피부과·기능의학 접목 난치성·만성 피부질환 뿌리부터 개선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이 여드름 환자의 피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여드름 등 난치성 피부질환은 오랜 동안 치료받아도 자꾸 재발한다면, 몸의 내부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서 처음 피부과와 기능의학을 접목시킨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은 피부질환이 만성화되고, 깨끗한 피부가 상하게 되는 주된 원인이 장·간·부신·갑상선 등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긴 ‘체내 기능이상’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재래식 피부과치료(레이저·스테로이드 치료 등) 등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하지만, 병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해 증상이 여러번 재발하는 한계가 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피부과학과 기능의학을 하나로 접목,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전인적 측면에서 치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다.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아직 난치성·만성 피부질환에 대해선 뾰족한 대안을 갖추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 기능의학으로, 현대의학의 탄탄한 기초가 있어야 제대로 활용될 수 있다. 

아직 국내서 다소 생소하지만 기능영양의학이라고도 불린다. 현대의학을 기반으로 체내 영양상태·생리·생화학을 이해해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파악,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과도한 기능은 잡아 건강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두며 질병 치료에 생화학적·기능의학적·영양학적 치료법을 활용하는 새로운 분야다. 강형철 원장은 현재 ‘새로서는의학연구회’ 회장, ‘대한항노화학회’ 학술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올바른 기능의학에 대해 알리고 있다.

기능의학은 10여년전 국내에 처음 소개돼 본격화된 것은 5년 남짓이다. 현재 수백명의 기능의학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도입됐을 땐 주류의학의 이단아로 취급당하며 배척받았지만 점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강형철 원장은 “현대인에게 백반증·건선·아토피피부염·여드름 등 피부질환은 날로 늘어가는데, 이를 완치한 케이스는 드문 게 사실”이라며 “아직 난치성·만성 피부질환을 해결하지 못하는 현대의학의 한계를 느끼고 고민하던 때 기능의학을 접하게 됐고,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 치료되는 케이스가 늘고, 의사로서 보람을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평창동에 위치한 강 원장의 병원 분위기는 다른 피부과와 달랐다. 젊은 여성들이 점령해버린 미용 위주 피부과와 달리 노인·남성·어린이 등 여느 피부과에서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환자들은 한번 진료실에 들어가면 20~30분 이상 지나야 나왔다.

피부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과 크게 연관돼 있다. 가려움증·염증·진물 등은 생활에 지장을 주지는 않아도 계속 신경쓰이게 만든다. 치료받았을 땐 나아진 듯한 피부 상태가 병원만 끊으면 재발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비싼 병원비를 계속 지불하면서 병원을 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환자도 적잖다. 외모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밖으로 드러나는 피부에 문제가 있으면 외모콤플렉스가 심해지면서 결국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강형철 원장은 이런 문제를 파악하려면 환자 개인의 대사상태를 확인하는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능의학에선 개인·외모가 다르듯 체내서 일어나는 생화학적대사도 제각각이라는 데 중점을 둔다. 이에 따라 자신에게 딱 맞는 맞춤치료가 진행되고, 시간낭비나 부작용을 걱정할 우려가 없어진다.

타고난 유전적 형질, 라이프스타일, 식이습관, 직업 등 환경적 영향에 따라 모두 생리학적인 반응은 다르므로 환자를 다룰 때에도 이런 독창성을 중심으로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생화학적 물질대사의 이상 패턴을 찾아 영양학적 방법으로 치료, 최상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강 원장은 “피부병을 일으키는 기전이 수없이 많은 만큼 사람에 따라 피부병이 나타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나, 피부과 치료방식은 크게 잡아도 열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단순하다”며 “이는 결국 재발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며, 피부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를 확인해 ‘몸속 이상’부터 치유하면 피부도 자연히 좋아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간 등 세포마다 에너지대사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고 이를 활성화시켜야 몸 전체의 기능이 개선되는 것”이라며 “모발미네랄검사, 유기산검사, 장투과성검사, 순환기염증검사(CRP, C반응성단백질), 유전체검사, 아미노산검사, 지방산검사, 스트레스·호르몬검사 중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를 선택해서 시행해 몸상태를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 환자에게 알려준다”고 소개했다.
 
이들 검사는 보통 소변과 혈액을 채취해 이뤄진다. 배설물에는 식습관은 물론 운동량, 혈관과 장기의 건강상태 등이 여실하게 반영된다. 이에 따라 건강을 훼손하는 그릇된 영양섭취 패턴을 바로 잡아주며 치료를 시작한다. 여기에 필요성에 따라 증상을 개선시켜주는 미네랄, 식물추출물 등이 처방된다.
 
기능의학을 접목시킨 피부과 치료의 첫 시작은 식이요법과 고용량 비타민요법(메가도스요법)이다. 이는 198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비타민C의 경우 하루 섭취권장량보다 100배 이상 많은 양을 주사로 혈관에 직접 투여하거나 섭취하는 방식이다. 다량의 비타민C가 혈관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유해한 산화 노폐물을 제거해준다.
이어 몸상태가 호전됐다면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과도한 부분을 천연 성분 영양제 등으로 조절한다.
 
자기에게 맞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생활패턴을 바꾸는 치료가 기본이다보니 즉각적으록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기존 ‘시술’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몸 속의 이상패턴을 고쳐나가는 만큼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피부질환이 재발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서서히 몸의 변화가 일어나고, 전반적 컨디션까지 좋아져 삶이 활기에 넘치게 된다. 또 필요할 경우 기존 시술을 병행하는데 이때 기능의학요법은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한다.
 
강형철 원장은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황사·스모그·지하철공간·새집증후군·환경호르몬 등 오염된 환경요인에 노출되기 쉬워 만성피로·소화불량·수면장애 등을 호소한다”며 “이런 경우 병원을 찾아 X-레이나 초음파검사 등 건강검진을 받아도 구조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병원에선 ‘모든 게 정상이고, 건강하니 걱정말라’고 말하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의학에서도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는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보는데, 기능의학으로 자신의 상태에 맞게 몸상태를 교정해나가면 육체의 피로가 풀리고, 피부도 개선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사의 역할은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해법 중 가장 필요한 것을 골라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며 “피부질환은 인내심을 갖고 치료해도 완치가 어려운데, ‘영양을 통한 대사균형’을 잡는 치료엔 환자와 충분한 상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는 여유를 갖고, 의사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야 만족스런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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