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환자의 약 40%가 변비 증상을 제대로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변비연구회(위원장 최석채)는 2012년 1~6월 전국 9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은 변비 환자 625명을 대상으로 증상 인식 정도와 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과도한 힘주기 등 변비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많았지만 상당수가 자신이 변비가 아니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응답자가 경험한 변비 증상은 잔변감이 392명(64.2%), 과도한 힘주기 400명(62.6%), 적은 배변 횟수 363명(58.9%), 딱딱한 변 359명(58.9%), 직장·항문 폐쇄감 247명(39.50%), 배변을 위한 추가 손동작은 93명(14.80%)이었다.
이들 6가지 증상을 변비로 생각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응답자 중 159명(25.4%)만이 ‘과도한 힘주기’, 170명(27.2%)은 ‘딱딱한 변’을 변비 증상이라고 답변했다. 변비 증상으로 적은 배변 횟수를 꼽은 사람은 216명으로 3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반대로 변비의 6가지 증상 중 3개 이상을 변비가 아니라고 꼽은 환자는 37%였다. 6가지 증상 모두 변비가 아니라고 응답한 환자도 6.7%나 됐다. 의학적으로 변비로 정의할 수 없는 상태를 스스로 변비라고 오해하고 있는 환자도 많아 제대로 된 치료의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320명(51.2%)은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으며, 207명(33.1%)은 민간요법이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변비약에 의존하고 있었다.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았다고 답변한 사람은 98명(15.1%)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태희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환자가 변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 환자가 변비 증상을 오해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채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변비연구회 위원장(원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변비는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할 경우 심각한 2차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