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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제대로 알지 못한 에이즈의 진실과 치료 현주소
  • 정종우 인턴 기자
  • 등록 2014-07-25 09:28:30
  • 수정 2014-07-25 17: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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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MSD 클래스, 김태형 순천향대 교수 강의 … 국내 감염 원인의 40%가 동성애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에이즈는 ‘현대판 흑사병’으로 불린다. 198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증상이 처음 확인된 이후에 1983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가 최초로 발견했다. 이어 미국국립암연구소가 원인 바이러스를 찾아냈다. 에이즈의 존재가 확인된 이후로 약 4030만명이 감염됐고, 이 중 약 2천300만명이 사망했다. 완치되진 않지만 증상을 당뇨병이나 고혈압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나와 과거의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양상이다.

한국MSD는 23일 사내에서 ‘한국MSD 클래스’를 열고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초청, ‘HIV 감염인의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에이즈의 과거 및 현재’를 알아보고, 흔히 오해하는 에이즈의 정보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했다.

에이즈는 정액, 혈액 등 체액의 직접 접촉으로 전염된다. 같이 음식을 먹는다거나, 키스를 하는 등 단순한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HIV 전파경로는 오염된 주사바늘 공동 사용, 감염된 혈액 수혈, 성관계를 통한 체액의 직접 전달, 수직감염 등이다.

국내 에이즈 남녀 성비는 9대 1로 남자가 대부분이다. 국내에선 남성 간 동성연애가 많아 성교시 항문 출혈 등으로 감염돼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감염 원인 중 동성연애가 차지하는 비중에 40%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이성간 연애에선 남성의 정액이 여성의 질 점액에 노출되는 양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여성의 비중이 낮아지게 된다. 다수의 파트너와의 관계(그룹섹스)와 수혈을 통한 감염도 있지만 그 수치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이에 비해 아프리카에서는 남녀 성비가 거의 대등하다. 이성간 접촉에 의한 감염경로가 주되기 때문이다.

원인은 후천성면역결핍증바이러스(HIV)다. 이 바이러스는 면역세포를 숙주로 증식하는 특성이 있다. 면역세포 표면의 CD4 수용체와 결합한 후 세포 안으로 침투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망가뜨린다. 결합된 HIV바이러스는 최대 7년까지 잠복하다가 에이즈로 나타나 본색을 드러낸다.
다른 성병을 가진 사람에서 더 잘 걸린다. 성병으로 성기에 통증이 있거나 상처가 생기고 물집이 잡히면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인 HIV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상처나 물집이 없더라도 성병으로 인해 성기 주위에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위험성이 알려진 후 많은 의학자들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1995년 칵테일요법의 치료법이 개발돼 에이즈 치료의 전기가 마련됐다. 이 치료법을 실시한 후 2주 정도 지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8주 후엔 검사로 파악할 수 있는 바이러스 숫자 이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칵테일요법으로 몸 안의 바이러스가 전부 제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돼 면역기능이 회복되고 기회감염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HIV가 감소됐더라도 약을 중단한 경우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MSD가 개발한 HIV·에이즈 치료제인 ‘이센트레스’(성분명 랄테그라빌, raltegravir)는 미국 및 국내에서 최초로 승인된 통합효소 억제제다. HIV 증식의 필수적인 3대 효소(역전사 효소, 통합효소, 단백분해효소) 중 통합효소인 인테그라제를 억제, 바이러스 DNA가 사람의 DNA에 삽입되는 과정을 차단한다. 하지만 역전사효소억제제와 같이 복용해야 한다.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치명적인 피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랄테그라빌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는 복용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 출시된 치료제들은 에이즈의 완벽한 치료는 돕지 못한다. 모든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환자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약물투여로 HIV가 대부분 소멸될 수 있지만 휴지(休止)세포에 잠복하고 있던 HIV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 되살아나지 않더라도 잠복성 HIV가 인체 속에 오랜 시간 숨어 있다가 변이를 계속하면서 언젠가 바이러스의 유전자도 변할 우려가 있다.

에이즈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온 몸에 붉은 반점이 생겨 누가 보더라도 에이즈에 걸린 것처럼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즈에 걸려도 붉은 반점은 생기지 않는다. 합병증으로 신부전증이 올 경우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지만, 에이즈만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HIV가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돼 감염되는 최종 단계의 질환으로 에이즈로 이행되기 이전의 감염자는 겉보기에 정상인과 거의 동일하게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외모만을 보고 HIV 감염여부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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