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막혼탁 등 부작용 적고 각막 얇아도 수술 가능 … 자외선 차단 등 수술 후 관리 중요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사는 직장인 임모 씨(30)는 입사 후 첫 휴가를 맞아 수상스키를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수영을 해왔기 때문에 물에서 하는 레포츠에는 자신 있었다. 무엇보다 여자친구에게 수상스키를 멋지게 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딱 한 가지 고민은 안경이었다. 지독한 근시로 안경을 벗으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수상스키를 타다 안경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여자친구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라고 권유했지만 물에서는 감염 위험이 커 내키지 않았다. 결국 라식수술을 결심하고 병원을 찾았지만 근시가 너무 심하고 각막이 얇아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안경의 불편함 때문에 라식·라섹수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라식수술(Laser insitu keratomileusis)은 각막 실질부의 뚜껑 역할을 하는 각막절편(플랩)을 만들어 이를 젖힌 뒤 엑시머레이저를 쏴 시력을 교정하고, 다시 각막절편을 덮는다. 라섹수술보다 시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통증이 적지만, 외부충격에 약하다. 그러나 각막 두께가 얇거나 근시가 심하면 수술이 불가능하고 각막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각막신경이 손상돼 안구건조증, 야간빛번짐, 각막염증, 부정난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각막 일부가 원뿔처럼 돌출되는 원추각막현상 위험도 존재한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라섹수술(Laser assisted sub epithelial keratomileusis)은 라식과 달리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고 각막상피만 알코올로 벗겨 레이저로 시력교정을 한 뒤 다시 덮어준다. 각막 두께가 얇아도 수술이 가능하고 부작용 위험이 적지만 라식수술에 비해 통증이 심하고 회복속도가 느리다. 또 수술 후 각막 표면에 새살이 돋으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이 2000년에 개발한 ‘M라섹’은 기존 시력교정술의 단점을 보완했다. 라섹수술처럼 각막상피를 벗겨낸 뒤 엑시머레이저(PRK)로 시력을 교정하고, 이후 각막 실질부에 ‘마이토마이신-C’라는 대사억제물질을 발라 각막표면의 상처치유 작용을 조절함으로써 각막혼탁 등 부작용 위험을 줄인다. 잔여 각막두께가 라식수술보다 약 100㎛ 더 두꺼워 수술 후 근시나 안압의 영향을 덜 받고, 안구건조증 등 부작용 위험이 적다.
M라섹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M라섹수술은 각막 깎는 깊이를 기존 시력교정술보다 20~30% 줄여 초고도근시이거나 각막두께가 더 얇은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시력교정술을 받기 전 각막·망막·시신경 상태, 유전질환 보유 여부를 정확히 검사해 자신에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아벨리노각막이상증(AGDS)이 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는 시력교정술 후 각막에 하얀 점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력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안구 성장이 멈추지 않은 청소년은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안된다.
50여가지 사전검사에 1시간 30분~2시간 가량이 소요되며, 수술시간은 회복시간을 합쳐 1시간 정도다.
간혹 여름에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면 더운 날씨로 인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최근 대부분의 안과는 첨단 레이저장비와 수술시 세균이 감염되지 않도록 수술실내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장치가 갖춰져 있다.
자외선 차단 등 수술 후 철저한 관리는 시력회복의 관건이다. 이 원장은 “눈은 가장 예민한 신체부위로 비용만 고려해 시술 받았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시술비용이 비싸다고 해서 실력이 무조건 뛰어난 것은 아니므로 의사의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평판이 좋은 병원을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력교정수술 후 관리에 소홀하면 각막절편에 주름이 생겨 시력의 질이 떨어지고 안구건조증, 결막염, 각막혼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