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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내 아이 울긋불긋 피부, 알고보니 ‘소아건선’이라니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21 18:12:40
  • 수정 2014-07-28 19: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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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보다 예후 좋지만 가려움증 없고 불편하지 않은 탓에 ‘아이 치료의지’ 적어 … 부모 관리 필요

소아건선은 성인보다 예후가 좋지만 가려움증이 없고 불편하지 않은 탓에 ‘아이의 치료의지’가 적어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부 김 모씨(30)는 최근 4살 딸아이의 피부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딸 아이의 피부에 붉은 반점과 하얀 각질이 일기 시작해 피부과를 데리고 다닌지 6개월 째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겨울 단순히 건조해서 피부가 거칠어졌나 했더니 여름이 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피부과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한달에 한번 내원했고, 처방받은 스테로이드제제 연고를 환부에 발랐다.

차도가 보이지 않자 피부과 선생님은 “아무래도 건선같다”며 “대학병원에 가야할 것 같으니 의뢰서 써주겠다”고 말해 마치 치료를 포기당한 것 같아 속상하다. 특히 여름이 되면서 환부가 노출되자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 놀린다며 자주 우는 딸을 보니 더욱 애가 탄다. 그는 결국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건선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의원 문을 두드렸다.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건선은 주로 성인이 된 뒤 발병하지만 어린이에게 건선이 나타난 경우 동전 크기 정도의 붉은 반점이 생기는 ‘물방울 건선’이 가장 흔하다”며 “간혹 손·발·팔꿈치·무릎뒤꿈치 등 마찰하는 부위에 발생하는 농포성 건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건선에 노출되면 어른에 비해 쉽게 악화되지만, 치료만 잘 하면 호전도 빠르다”며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소아건선은 유치원·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알려졌다. 급식을 하면서 기름진 음식·인스턴트식품 등 섭취와 군것질 빈도가 늘고, 환경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면역저하로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은 건선에 노출되도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음식·행동을 스스로 자제하는 것은 물론 통제가 어려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에 독이 쌓이고 면역기능이 무너지면서 건선이 나타날 수 있다. 조월태 원장은 “한의학에선 면역반응이 과민해져 전반적인 균형이 깨지고 해독기능이 저하됐을 때 건선이 나타난다고 본다”며 “세포에 독이 쌓이고 피부저항력이 약화되면 증상이 피부로 나타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건선은 유전적 성향이 강하다. 부모 중 한명이 건선이면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10%, 부모가 모두 건선일 경우 노출될 확률은 50%다. 만약 산모가 건선환자라면 임신 전부터 주의해야 한다.

조 원장은 “건선을 치료하며 비타민A 계열 약물(네오티가손 등)을 복용했다면 마지막 복용일로부터 3년 정도 피임하는 게 좋다”며 “비타민A제제는 태아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체내서 배출되는 데엔 3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비타민D·스테로이드 계열 연고(다보넥스, 실키스 등)도 바르지 말아야 한다. 그는 “이들 연고는 모두 ‘임신시 사용 등급 C등급’으로 임신을 계획중이라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며 “C등급 약물이 태아에 문제를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사용을 자제해서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모 가운데 알레르기 비염·편도선염·상기도염증 등에 자주 걸리는 사람이 있으면 아이에게 건선을 유발하기 쉽다. 부모가 평소 건강관리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건선을 물려줄 확률이 있는 부모는 아이가 자라면서 건선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평소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조월태 원장은 “건선은 특성상 가렵거나 불편하지 않아 어린이의 치료의지가 적은 편”이라며 “증상을 호전시키는 음식관리나 생활습관에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어 부모가 옆에서 신경써서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방에서는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 피부세포가 재생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맥문동·감국·목단피·숙지황 등의 약재를 활용해 건선을 치료한다. 단한의원에서는 하루에 세 번 탕약만 복용하는 요법으로 건선을 다루고 있으며, 이밖의 다른 침치료·스테로이드요법·광역동치료는 일절 활용하지 않아 안전하다.

조 원장은 “적절한 처방을 내려 피부의 재생기능을 바로 잡고, 부모가 아이의 음식관리와 생활습관 등에 신경써준다면 어른들보다 예후가 좋은 만큼 근심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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