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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클리닉 다니며 주사맞는데도 ‘살은 제자리’ … 왜죠?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17 11:30:35
  • 수정 2014-07-21 19: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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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술만으론 ‘드라마틱한 변화’ 무리, 일종의 부스터 … 생활습관 교정과 병행해야 원하는 결과

비만클리닉 시술은 일종의 부스터로 이 하나만으론 ‘드라마틱한 변화’ 를 기대하기 어렵고, 생활습관 교정과 병행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직장인 한 모씨(27·여)는 1년전 취업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살이 찌기 시작했다. 잦은 야근과 회식에 앉아있는 시간만 해도 10시간이 넘다보니 체중이 10㎏이나 늘었다. 대학시절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았어도 보통 체중은 유지했던 만큼 위기감이 생겼다. 바쁜 회사생활에 운동은 무리라고 판단, 근처의 비만클리닉에 등록했다. 복부에 ‘카복시테라피’를 해보고 살이 찢어질 듯한 통증에 눈물을 머금고 말았다. 팔뚝에는 ‘메조테라피’를 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 살이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괜히 돈만 날린 것 같아 더 받아야 할지 고민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비만클리닉을 찾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바쁜 생활 탓에 운동할 시간은 없고, 활동량조차 적어 운동보다 병원을 선호한다. ‘의학의 힘을 빌리는데 효과가 바로 나타나겠지’ 하는 기대감도 클리닉으로 발걸음을 돌리도록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도 너무나 그대로인 몸매와 체중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한 만큼 한두달 안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김하진 서울365mc병원 대표병원장은 “비만클리닉은 단순히 체중이나 체지방을 감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된 체형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까지 챙겨준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기간은 ‘최소 3개월’이다. 김하진 병원장은 “1주일에 1~2회 전문의를 만나 식이생활 및 생활패턴 등에 대해 상담하고, 지속적인 다이어트 유지를 위해 격려받으며, 조금이라도 틀어진 방향이 있다면 바로잡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시술을 병행해야 환자가 기대하는 최대치의 지방을 줄일 수 있고, 올바른 생활습관이 스며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술만 시작되면 내 몸의 지방이 기다렸다는 듯이 순순히 분해되는 게 아닌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세포수 자체를 줄이는 지방흡입과 달리 카복시테라피·메조테라피 등 비수술적인 요법은 지방세포 안에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된 지방을 유리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시켜 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분해된 산물은 혈액순환이나 림프순환을 통해 배출되면서 전체 지방층의 부피가 점점 줄어든다. 이처럼 세포·분자 단위로 진행되는 미세한 변화가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한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당연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김하진 원장은 다이어트 과정을 ‘졸졸 새어 나오는 수도꼭지 밑에 놓인 양동이’에 비유했다. 그는 “지방세포는 조금이라도 에너지가 남으면 지방으로 바꿔서 저장할 수 있는 성질을 가져 부지런히 물을 퍼내더라도 주춤하면 어느 틈에 다시 채워지는 양동이”라며 “시술이 양동이 안의 물을 퍼내는 바가지라면, 수도꼭지를 꽉 잠가보려는 행동은 운동·식이요법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클리닉 치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운동은 둘째치더라도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한 씨도 사실 살을 빼기 위해 들인 노력은 병원에 꾸준히 나간 것밖에 없다. ‘병원이라는 빽이 있으니까 식이조절은 크게 신경 안써도 된다’는 생각에 회식에서도 식사량을 개의치 않았고, 간식도 끊지 않았다.

김 원장은 “양동이 안에 물이 채워지지 않게 하려면 생활습관 교정과 시술, 두 가지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며 “이를 병행하면 양동이 안의 물은 조금씩 비워진 상태를 유지해 더이상 물을 바가지로 퍼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이르게 되는데 그 때가 바로 3개월째”라고 설명했다.

체중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술과 생활요법이 시너지를 일으키면 사이즈 감소폭이 더욱 커진다. ‘식사량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단순하지만 녹록치 않은 생활습관을 갖추면 지방이 분해되기 쉬운 환경이 유지된다.

김하진 병원장은 “체중을 줄이려면 기본적으로 에너지소비량보다 에너지섭취량이 더 적은 ‘음의 에너지 균형상태’를 갖춰야 한다”며 “이때 시술을 받으면 지방이 훨씬 잘 분해되는데, 결과적으로 체중감량에 가속도가 붙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음식조절이 관건이다. 지방을 최대한 많이 분해하려면 이를 방해하는 요인이 최소화돼야 한다. 물과 섬유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음식이 방해요소로 작용하지만 특히 알코올, 설탕이 많이 든 음식, 밀가루음식 등은 인슐린 분비량을 높여 지방분해를 억제할 수 있어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시술로 분해된 지방을 배출시키는 출구가 바로 생활요법이다. 김 병원장은 “시술로 분해된 지방은 혈액순환이나 림프순환을 통해서 배출되는데 이때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순환이 활발해지면서 분해된 지방이 완전연소돼 사라진다”며 “분해된 지방이 빨리빨리 청소되면 그만큼 사이즈 감소폭도 커지고 에너지소비량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결국 시술받더라도 운동이나 생활요법을 병행해야 하는 이야기인가? 이럴거면 뭣 하러 병원에 가느냐’며 망연자실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혼자 하는 다이어트로만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빠지지 않는 부위가 분명 존재하고, 이런 경우 시술을 활용하면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쳐 몸매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것도 비만클리닉의 역할이다.

김하진 병원장은 “거듭되는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난다는 것은 그냥 단순히 실패로 끝나지 않고 절망으로 이어지며, 절망은 포기를 낳는다”며 “자기 자신을 포기하며,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생각은 마음까지 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형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한 사람의 생활전반에서 패배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결국 다이어트 성공은 자존감 회복에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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