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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건선 악화되면 걷는것조차 어려워 … ‘조기치료’ 관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09 11:45:46
  • 수정 2014-07-14 2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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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선 병변, 면역반응 부산물로 전염성 없어 … 염증성질환, 혈관확장돼 부종 생기기도

지난 11월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소개한 건선으로 고통받는 최용재 씨의 모습. SBS 방송 캡처

작년 11월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건선으로 고통받는 최용재 씨(30)의 사연에 놀라는 사람이 적잖았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매일 거부당하는 남자’를 주제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 어디든 일단 그의 출입을 막고 보는 최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손등, 두피, 팔뚝, 배, 하반신 등 온몸에 석고를 발라놓은 듯한 희고 딱딱한 각질은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자신의 원래 살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각질 사이로 피와 진물이 쏟아져 옷을 젖게 만들고 약간의 움직임에도 살이 갈라져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건선 탓에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는데다, 모텔·찜질방에서조차 거부당하는 일이 다반사라 6년째 PC방 등에서 노숙하고 공사현장을 전전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건선은 좁쌀만한 크기의 붉은색 발진과 하얀색의 비늘이 피부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한 번 발병하면 10~20년 지속되고 악화·호전이 반복되며, 처음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잖다. 최 씨처럼 증상이 심각한 사람은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대한건선학회 조사 결과 건선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 불안증, 자살충동을 겪을 확률이 일반인보다 40%나 높았다.

남들과 다른 피부 탓에 ‘옮는 것 아니냐’며 무작정 차가운 눈길을 보내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건선은 남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건선은 면역반응의 결과로 생기는 부산물”이라며 “만지거나 접촉한다고 해서 옮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 자체가 염증성질환으로 혈관이 확장돼 자칫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건선이 심한 환자는 병변 부위가 심하게 부어 올라 걷거나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경우 치료가 시급하다. 애초에 증상이 번지기 전에 치료받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현대의학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지 못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주력하는 데 그친다. 면역세포인 T세포와 관련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일종의 ‘스트레스병’으로 보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건선의 악화 요인 중 하나로 취업준비·고된 회사생활·인간관계 문제 등에 시달리면서 건선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증가했다.

조월태 원장은 “한의학에선 면역반응이 과민해져 전반적인 균형이 깨지고 해독기능이 저하됐을 때 건선이 나타난다고 본다”며 “세포에 독이 쌓이고 피부저항력이 약화되면 증상이 피부로 나타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감기·편도선염 등 연쇄구상구균에 감염됐거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과로하거나, 화학물질 등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을 가졌거나, 염색·파마 등을 자주 하거나, 인공감미료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즐겨먹는 것은 세포에 독을 쌓이게 만들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한방에서는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 피부세포가 재생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맥문동·감국·목단피·숙지황 등의 약재를 활용해 건선을 치료한다. 단한의원에서는 하루에 세 번 탕약만 복용하는 요법으로 건선을 다루고 있다. 이밖의 다른 침치료, 스테로이드요법, 광역동치료는 일절 활용하지 않는다. 다만 3개월 정도의 꾸준한 치료기간이 소요돼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건선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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