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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사마귀와 싸워서 이길 수 있어요?
  • 오은영 생기한의원 인천점 원장
  • 등록 2014-07-08 19:26:21
  • 수정 2014-07-10 12: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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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물놀이하며 타인과 접촉, ‘몰로스컴 바이러스’ 노출 … 물사마귀 유발

오은영 생기한의원 인천점 원장

얼마 전 한의원에 내원한 다섯살 꼬마신사가 대뜸 손가락에 난 사마귀를 보여주면서 “선생님 사마귀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불신에 찬 아이의 표정에 잠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아이의 손가락 이곳저곳에는 이빨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병원에 내원하기 전 이미 한바탕 물어뜯은 눈치다. 레이저치료를 받았는지 발바닥에도 까만 자국 위로 사마귀가 보였다. 레이저치료를 받았는데도 재발한 모양이다.

아이 엄마는 치료받는 게 싫어 떼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한의사 선생님이랑 치료하면 사마귀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심어줬다. 한방치료 3개월 후 사마귀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일궈낼 수 있었다. 아이가 가진 믿음까지 지켜 마음이 놓였다.

사마귀 환자는 보통 증상이 재발됐을 때 한의원을 찾는다.  ‘더이상 갈 데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리에서다. 내원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피부과치료 경험유무를 조사한 결과, 103명(68.7%)이 ‘피부과치료를 받았다’고 대답했다.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피부질환으로 재발하기 쉽다. 단순히 병변부위만 떼어내고 절제하는 것만으로는 바이러스를 온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바이러스질환은 신체면역반응을 유도해서 몰아내야 효과적으로 제거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전통치료기술인 약침·뜸·한약 치료로 교란된 면역력을 정상화시켜준다.

사마귀는 면역체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소아·청소년에서 빈번하다.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10대 사마귀환자는 32.8%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요즘처럼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나 물놀이를 자주 가는 여름철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쉬워 소아에서 물사마귀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수영장 등에서 물놀이하면서 사람들과 접촉으로 전염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쉽게 발견되는 물사마귀(water warts)는 HPV 감염에 의한 사마귀와 달리 몰로스컴 바이러스(학명 Molluscum contagiosum)가 주원인이다. 살색 또는 분홍색을 띤 좁쌀 모양의 수포성 구진이며, 3~6㎜ 크기에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돔 형태를 띤다. 수포 내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퍼질 확률이 커 절대 손으로 짜거나 바늘로 터트려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데엔 질병의 원인 자체를 바로잡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한의학에서 사마귀의 병변 부위를 제거하는 것을 등한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피부 바깥쪽부터 절제하는 외과적 시술과 달리 뜸으로 피부 깊숙이 자리 잡은 병변의 탈락을 유도한다. 뜸의 강력한 열감은 냉기를 제거하고 기혈순환을 촉진, 신진대사와 면역력을 강화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병변 부위를 잘라내는 외과적 시술부터 고려한다. 즉각적이고 드라마틱한 효과로 눈길을 끌 수 있지만 이런 방식은 병변의 뿌리를 제거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사마귀 절제시술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절제 후 면역력을 되돌리기 위한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만 받았다고 해서 안심할 게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릴수록 내부 장기의 온도가 떵러져 찬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줄인다. 체온이 떨어지면 그만큼 면역력도 약화된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피하고 잡곡·채소·과일 등 균형잡힌 식사,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숙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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