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사도 조절하면 트레킹 효과로 ‘힙업’ … 머신 리듬 타며 ‘워킹런지’로 하체근육 단련
헬스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기구는 운동법을 특별히 몰라도 무작정 걷기만 하면 되는 트레드밀이다. 이를 좀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경사, 속도를 목적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헬스장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운동기구는 단연 ‘트레드밀’, 흔히 말하는 ‘런닝머신’이다. 운동효과가 확연히 뛰어나서라기보다 가장 무난해서다. 트레이드밀은 헬스장에서 접할 수 있는 사이클과 함께 대표적인 유산소운동 기구로 꼽힌다.
매년 여름휴가철을 앞둔 즈음이면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여대생 김 모씨(25)는 “헬스장에서 가장 지루한 게 런닝머신을 타는 것”이라며 “다람쥐 챗바퀴를 돌리는 느낌인데다 시간도 너무 안 가고 생각보다 칼로리가 많이 소모되지도 않아 유난히 재미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TV보며 멍하니 운동하는 내 모습이 얼핏 거울에 비쳤는데 마치 좀비같아 보였다”며 “도대체 어느 강도로 해야 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진저리쳤다.
권석현 가톨릭대 W&H휘트니스 퍼스널트레이너는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은 자신의 최대심박수부터 파악한 뒤 머신을 이용해야 적정 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당 최대심박수(maximal heart rate)는 220에서 자기나이를 뺀 숫자를 말한다. 예컨대 20살이면 200이 최대심박수다. 초보자는 이 숫자에 0.5나 0.6를 곱하고 60을 더하면 된다. 20살 기준으로 160이란 결과가 나오는데, 1분에 160번 정도 맥박이 뛰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강도라고 볼 수 있다.
운동 시작기에 때마침 좋아하는 TV프로그램조차 없으면 운동은 더욱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기기에 표시된 ‘운동시간’만 계속 흘긋거리게 된다. 사실 런닝머신 등 유산소운동을 할 때 효율적으로 운동효과를 보려면 영상물을 보는 것보다 음악을 듣는 게 더욱 효율적이다. 드라마, 영화 등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빠지다보면 운동몰입도는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피트니스센터에서 강한 댄스음악만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성인평균 분당심박수(Beats Per Minute, bpm)인 120bpm 이상의 빠른 템포 음악은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할 때 운동효율성을 높인다. 무의식적으로 음악의 비트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운동속도가 음악 템포와 비슷해진다. 자신이 고른 음악에 맞춰 운동강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같은 박자의 음악이라도 잘 모르는 곡보다 익숙한 음악이 심장박동과 근육반응을 더 활발하게 만든다. 발라드곡 등 감성에 지나치게 취하거나 처지는 노래는 피하는 게 좋다. 강한 유산소운동을 할 때에는 150bpm 정도의 음악이 무난하다.
아무리 좋은 음악을 듣더라도 운동 자체가 지루하면 소용 없다. 트레드밀처럼 지루한 운동에는 ‘몇가지 변화구’만 줘도 훨씬 재미가 붙는다.
웬만큼 트레드밀에 익숙해진 사람은 경사를 조절해가며 얕은 산을 타는 듯한 고강도운동에 도전해볼 수 있다. 특히 요즘 여성들이 선망하는 애플힙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20~30분을 투자해 유산소운동과 힙업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평범하게 걷는 게 아닌 오르막길을 걸을 때엔 엉덩이와 허벅지 뒷부분에 자극이 가해진다. 이전처럼 ‘빨리’, ‘오래’ 걷는 데 집중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경사를 높인 상태에서 같은 스피드로 운동하다가 무리하게 된다. 처음엔 20분의 스케줄을 잡고 시작해본다. 우선 처음 3분간은 3.0의 속도로 경사는 2.0에 맞춰 워밍업한다. 런닝머신은 0.1~10의 속도, 0.1~20의 경사를 나타내는 상대치가 있으며 이들 수치가 클수록 속도와 경사가 높아진다.
3분간의 워밍업 이후엔 3.3의 속도로 4.0의 경사도로 2분간 유지한다. 5분째엔 3.5의 속도와 6.0의 경사로 3분간, 이어 10분째까지는 4.0의 속도와 9.0의 경사로 걸어준다. 10분째엔 3.5의 속도에 경사도를 10으로 올려 슬슬 강도를 높인다. 다음 2분간이 가장 힘든 구간이다. 12~13분째엔 3.3의 속도와 12.0의 경사도로, 13~14분째엔 같은 속도로 경사만 14.0까지 올린다. 엉덩이가 당기고 숨이 차 땀에 흠뻑 젖게 된다. 속도를 4.0 미만으로 유지하고, 경사는 차츰 체력에 맞게 올리는 게 키포인트다.
이렇게 피치를 올린 후에는 서서히 마무리할 단계에 들어간다. 14~16분째엔 속도를 4.0으로 조금 올리고 9.0으로 경사를 낮춘다. 17분째엔 스피드를 3.0까지 낮추고 경사는 7.5로 낮춘다. 이후부터는 정리운동(cooldown) 단계다. 속도는 유지하며 3분간 6.5에서 4.0까지 점점 경사를 낮춰가며 끝내면 된다.
권석현 트레이너는 “경사를 조절해가며 트레드밀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며 “하지만 경사를 올려 장시간 걷게 되면 평지에서 걸을때보다 무릎에 더 많은 부하가 실려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분 정도 경사를 올려 걸었다면 10분 정도는 평지에서 걷는 게 바람직하며 이를 번갈아가며 운동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강한 운동을 원하는 사람은 ‘워킹런지’(walking lunge, 허리를 편채 한쪽 발을 뒤쪽으로 뻗은 상태에서 다른 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무릎을 굽히는 런지 동작을 걸어가며 실시)를 트레드밀에서 도전해볼 수 있다.
걸으면서 런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지만 탄탄한 하체를 만들어주는 일등공신이다. 초심자는 조금만 시도해도 기진맥진할 우려할 정도여서 숙련된 사람이 시도해보는 게 좋다. 특히 엉덩이에 큰 자극을 줘 ‘바람직한 뒷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권 트레이너는 “트레이드밀에서 워킹런지를 실시하면 돌아가는 레일 속도에 맞춰서 강제·반복적으로 런지를 할 수 있어 엉덩이와 허벅지에 자극이 크다”며 “자신이 직접 걸으면서 실시할 때보다 어느 정도 리듬을 타며 운동할 수 있어 재밌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레드밀에서 처음 런지할 때에는 측정되는 거리를 확인하며 15m 런지한 뒤 쉬었다가 다시 15m 런지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트레드밀의 속도는 2.5~3.0에 두고, 경사도는 1.5 정도로 올리는 게 무난하다.
권석현 트레이너는 “여름에 접어들며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 무리한 목표로 설정한 탓에 한두달 정도 운동하고 변하지 않은 몸매에 실망해 포기하기 십상”이라며 “꼼꼼하게 운동계획을 세우고 작은 목표를 세워 조금씩 달성해가는 게 더 오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