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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간 이상 일하는 엄마, 딸 비만위험 2.62배 높여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5-16 17:44:39
  • 수정 2014-05-16 18: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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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시간 길면 아이 운동량 감소·TV시청 증가 등 부정적 영향 … 여아가 남아보다 영향 크게 받아

김형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어머니의 근로시간이 길수록 아이가 뚱뚱해질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선진국에서 어머니의 근로시간과 아이의 비만간 상관관계를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보고돼왔다. 그러나 두 요소를 성별·연령별로 분석, 장시간의 노동시간이 아이 건강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입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김형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교신저자)와 이고은 가톨릭대 의대 박사과정(제1저자)팀은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어머니의 여자아이는 40~48시간 근무하는 어머니의 아이보다 비만 위험이 2.62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6~18세 여자아이 2016명과 직업을 가진 어머니 1220명의 체질량지수와 근무시간을 분석했다.
‘2007 한국 청소년 성장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몸무게(㎏)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가 25 이상이거나 백분위 95% 이상인 여자아이를 비만으로 분류했다. 근로시간은 한 주에 40시간 미만군, 40~48시간군, 49~60시간군, 60시간 이상군으로 구분했다.

이번 연구에서 어머니가 60시간 이상  근로하는 여자아이는 40~48시간 근무하는 어머니의 아이보다 비만이 발생할 비차비가 2.62, 즉 비만 위험이 2.6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12세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49~60시간 근무할 경우에도 비만 위험이 2.51배 높았다. 반면 남자아이는 근로시간과 비만간 상관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소아 및 청소년기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대장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해 미리 예방하는 게 좋다.

국내 2~18세 청소년의 비만율은 1995년 5.8%에서 2007년 9.7%로 급증했다. 최근 10년간 기혼여성의 사회진출도 꾸준히 증가해 2001년 이후 50%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여성일지라도 육아, 요리, 청소 등 집안일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김 교수는 “어머니의 근로시간이 길어지면 아이가 텔레비전을 지나치게 자주 보거나 운동을 적게 하는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장시간 근로로 피곤해진 엄마가 칼로리 높은 인스턴트음식을 선호할 경우 아이의 비만도가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자아이는 어머니로부터 유전적 영향을 더 많이 받고 남자아이보다 활동량이 적어 비만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병규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비만이면 성장과정에서 지방세포의 크기와 수가 증가한다”며 “성인이 돼 체중을 감량해도 일시적으로 지방세포 크기만 줄어들기 때문에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고 치료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기 심각한 비만은 성장판을 압박하거나 호르몬 불균형을 야기해 키 성장까지 방해할 수 있다”며 “고지방·고칼로리·불규칙적 식사를 피하고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하는 줄넘기나 수영 등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Annal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AOEM)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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