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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고려대 의대 “야간 빛공해, 유방암·수면질환 위험 높여”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5-09 14:17:21
  • 수정 2014-05-21 12: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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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지기능 감소, 눈 피로 증가 … 빛공해 관련 인식도 낮아, 조도기준 강화돼야

밝은 빛으로 인한 빛공해가 단순히 수면 양과 질을 낮추거나 인지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눈 피로를 높이고 유방암 유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국민의 절반 가량은 ‘빛공해 방지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며, 건강에 미치는 영향보다 에너지손실이 더 큰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일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이끄는 빛공해연구팀은 9일 서울 섬유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14년 한국조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 ‘생활공감 환경보건사업’의 ‘빛공해 인체위해성 평가기술연구’의 하나로 이뤄졌다.
 
이헌정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젊은 성인 남성 23명을 대상으로 빛이 전혀 없는 방에서의 수면과 5lux 또는 10lux의 빛공해가 있는 방에서의 수면에 대한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결과 빛 공해가 있는 방에서의 잘 경우 수면의 양과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빛공해가 있는 방에서의 수면은 그렇지 않은 방에서의 수면보다 총 수면시간(Total sleep time)이 감소한 반면 잠든 후 깸(Wake after sleep onset)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또 상대적으로 얕은 수면인 N1단계가 증가하는 대신 깊은 수면을 의미하는 N2단계는 감소했다. 또 빛 공해가 있는 곳에서 자면 꿈수면으로 알려진 ‘REM(Rapid eye movement)수면’ 시간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빛공해가 없는 방에서의 수면과 5·10lux의 빛공해가 있는 방에서의 수면 후 단기 기억력 등 인지기능수행능력을 평가하는 n-back test와 뇌의 활성도 및 활성부위를 분석하는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를 병행했다. 그 결과 빛공해가 있는 방에서의 수면은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출되는 빛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좌뇌·우뇌·전두엽 등의 활성도가 더 뚜렷하게 저하됐다.

공해는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서영우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가 젊은 성인 27명을 대상으로 수면시 빛공해 유무가 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빛 공해가 있는 방에서 잠을 자면 눈 피로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결막충혈, 눈물막 파괴시간 감소로 인간 안구건조증, 눈 피로감 및 통증, 초점 맞추기 어려움 등 증상이 빈번해졌다. 눈 피로감은 빛 세기와 상관없이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빛공해와 유방암 사이의 연관성도 밝혀졌다. 이은일 교수팀은 국내에서 야간조명이 강한 지역일수록 유방암 유병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비만율, 음주율, 미세먼지 등도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팀은 빛 노출이 암 발생에 주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건강보험 진료인원으로 산출한 치료유병률 자료와 지역별 빛공해 수준을 비교 평가한 생태학적 연구자료를 적용했다.
또 대도시와 농촌지역은 조명환경 인프라와 유방암 발생률에서 차이난다는 점을 감안해 재분석을 실시, 분석오류를 줄였다.

이 연구는 과도한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고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이스라엘의 선행 연구결과를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프로그램으로 야간조명과 유방암 관련 질병지도를 완성시켰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빛공해 인식도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국내 성인 남녀 1096명을 분석한 결과 빛공해에 대한 위험인식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96명 중 45.3%는 지난해 제정된 ‘빛공해 방지법’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반면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0.6%에 불과했다.

빛공해 요소에 대해 개인이 자각하고 있는 영향정도 순위는 ‘과잉조명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5.89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눈부심으로 인한 운전자·보행자의 안전 위협’이 5.87점으로 뒤를 이었다.
빛공해 원인에 대한 정책적 관리 정도는 건축물의 발광간판 5.79점, 옥외광고물 5.67점, 보행자길의 보안등 5.62점, 자동차헤드라이트 5.55점 순으로 높았다.
환경위험 요소 중 가장 위험인식이 높은 것은 석면이었으며 불산 등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 의료사고, 대기오염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빛공해에 대한 위험인식은 높지 않았다.

빛공해연구팀을 이끈 이은일 교수는 “현재 국내 주거지역의 빛공해 조도기준은 10lux인데, 이번 연구로 수면장애 등을 대비하기 위해 기준을 5lux로 강화해야 한다는 학술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국제조명위원회나 독일의 기준처럼 조도기준을 소등 전과 후로 나눠 정하고, 소등 후는 1~2lux 수준으로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건강에 영향을 주는 빛공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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