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7㎡ 면적에 EMDR·바이오피드·다학제치료실 갖춰 … 복지부,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설치
명지병원 의료진이 외상심리치유센터 내 바이오피드백 치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생존자 및 희생자 유가족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첫 ‘외상심리치유센터’가 문을 열었다.
명지병원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체계적·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진료시스템을 갖춘 외상심리치유센터(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Healing Center)를 개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센터는 347㎡(약 105평) 규모 면적에 진료실, 다학제진료실, 검사실,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치료실, 집단치료실, 가상현실치료실, 바이오피드백치료실, 임상심리실, 면담실, 세미나실, 컨트롤룸, 각종 음향영상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사, 전문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외상외과·소아청소년과·예술치유센터가 다학제진료로 참여한다
세월호 사태로 구성된 경기도 안산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장)과 PTSD로 박사학위를 받은 배활립 교수가 센터 운영을 맡는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외상평가 면담, 심리학적 평가, 신경생물학적 평가 등을 거친 후 2차 외상평가 면담을 통해 최종 평가 및 치료 법을 결정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한다. 정신치료의 경우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실시한다. 인위적으로 안구운동을 시켜 부정적인 생각을 감소시키는 EMDR, 인지치료, 바이오피드백치료, 명상 인지치료 등 개인치료와 안정화 및 외상처리 집단치료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예술치유센터의 전문치료사들이 음악, 미술, 동작 등으로 심리적 회복을 돕는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치유활동을 통해 심리적인 회복을 돕는다.
배활립 외상심리치유센터장은 “세월호 사고의 직·간접 관련자는 물론 모든 국민이 ‘집단 트라우마’ 상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평생 동안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철 명지병원장은 “외상심리치유센터는 중증외상센터 및 경기북서부 권역응급의료센터 개소와 함께 추진해오던 것”이라며 “국가적 아픔인 세월호 사고의 생존자, 희생자 유가족들, 구조인력의 정신적 트라우마 치유에 도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개소를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28일 보건복지부는 세월호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 구조된 승선자, 지역주민 등의 심리지원을 목표로 이번 주 안에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센터 위치는 안산시 단원구 보건소에 있는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활용하거나 안산시청 인근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센터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불안 초기진단(screening) △전화 및 방문상담 통한 지속적인 고위험군 사례관리(6개월마다 재평가) △개인상담 및 집단프로그램 시행 △24시간 콜센터 운영을 통한 자살 등 위기상황 대응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에 대한 정신건강 정보제공 등을 수행한다.
특히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에게는 심리안정팀이 직접 방문하는 심리지원서비스를, 안산지역 중·고등학생에게는 개인 및 집단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학교와 연계해 숲체험 등 힐링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센터에는 정신과 전문의 등 20인 이상의 전문상담가가 활동하게 된다.
복지부는 센터 운영에 연간 30~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올해 소요예산은 복지부에 편성된 예산을 전용하고, 나머지는 예비비를 편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금년도 지원예산은 전액 국고로 지원하되, 2015년부터는 지방비 매칭(50%)으로 지원해 최소 3년 정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안산시에서 심리지원활동을 전담하고 있는 국립서울병원이 임시로 센터 운영을 맡는다. 현재 운영 중인 경기·안산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은 차후 센터에 통합될 예정이다.